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도 김포에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된다"며 '메가시티'를 공약한 것을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한 위원장은 김포·구리 등 '서울편입'과 동시에 '경기북부자치도 설치'도 병행할 뜻도 밝혀 서울과 경기도의 생활권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사퇴 후 서울 메가시티론이 물밑으로 들어가는 듯 했으나 4·10 총선을 앞두고 다시 정치권에서 달아오르고 있다.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오세훈, 유정복, 홍준표 등 당내 주요 광역단체장들의 의견부터 모아야 한다. 여당의 정책이 당내, 그리고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발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서울편입을 다시 꺼내려면 약속했단 '당론 채택'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메가 서울은 절차적으로 총선 전 주민투표 시행이 무산됐기 때문에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서울 편입과 함께 '경기 분도'(分道)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뜬금포"라며 "경기 분도를 민주당의 안을 통크게 받아주는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국민의힘 김성원·최춘식 의원님도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이 발의한 비슷한 법안에도 공동 발의해 준 사항"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의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야 할 것 없이 대부분 의원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특위' 설치에 한 목소리를 냈다"며 "경기북도에서 김포, 구리, 고양, 의정부를 떼어내면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는 것인데 경기북도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이런 형태의 분도를 원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가서울과 경기북도 분도 동시추진은 결국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둥근 사각형과 같은 모순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그리고 '싫으면 시집가'라는 식의 대응보다 진지하게 이런 정책적 모순에 대해 답하고 대응하기 바란다"고 한 위원장을 겨냥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연일 위험한 정치를 하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가장 나쁜 구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김포, 구리, 하남, 광명, 고양, 과천 등 서울 접경 지역 모두를 서울에 편입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지역을 고사시키고, 서울의 과밀 고통은 더 키우는 대단히 어리석은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균형 발전은 여야를 넘는 국가적 과제"라며 "어찌 감당하려고 그렇게 막하는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한동훈 위원장은 김포를 찾아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료 시민이 원하면 저는, 국민의힘은 한다"고 말했다.
이전 지도부에서 시작한 '메가시티' 공약에 힘을 실어 수도권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경기도는 너무 커졌다. 그래서 경기도가 경기도민의 삶을 꼼꼼하게 챙길 수가 없다"며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모두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까지 국민의힘은 김포 등의 서울 편입을, 민주당은 경기 분도를 주장하면서 그 둘이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맞서왔다"며 "그런 대립 구도가 지속되면 서로 양쪽을 공격하면서 결국 어느 것도 실현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와 국민의힘은 발상을 전환했다. 경기 동료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며 "서울 편입도, 경기 분도도 해당 주민 뜻을 존중해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김포 등 경기도의 서울 편입을 재추진할 특위를 빠르면 오는 5일 발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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