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은 그루밍 범죄로 어떤 자가 피해자와의 신뢰 관계를 이용해 불법 촬영한 일이다. 피해자의 시선에서도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출신인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예비후보가 4일 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후보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불법 촬영물을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선거를 앞두고 터트린 일종의 기획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접대부' 주장 등 주요 선거철마다 음모의 희생양이 됐던 만큼 이번 논란도 무작정 비난하기보단 그루밍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공평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경기 수원 선거에 뛰어든 이 후보는 그간 민주당에 텃밭이던 곳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국민의힘 깃발을 꽂겠다고 다짐했다.
◆"명품백 논란, 불법 촬영물 보관했다 선거 임박해 터트려"
이 후보는 범죄심리 전문가로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가정폭력법 개선 등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특검까지 꺼낸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그루밍 범죄'라고 했다. 그루밍 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든 뒤 이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뜻한다. 최재영 목사가 집안 어른끼리 친분이 있는 걸 앞세워 '함정 몰카'라는 불법적 접근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피해자의 어떤 (권리 등을) 침해하겠다는 자가 신뢰 관계를 만든 다음에 그것을 이용해 불법 촬영한 것"이라며 "불법 촬영물을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선거에 임박해 터트린 것 아니냐. 일종의 기획이나 공작 없이 그런 일이 우연히 일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촬영물의 정의에 따라 이런 것들이 그루밍 범죄에 해당한다"며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찍은 것이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당초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김 여사에게 접근한 최 목사의 방식이 불법적이고, 과거 친북 활동을 한 전력이 제기되자 이번 논란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김 여사가 대선에서는 '접대부', 이번 총선에서는 '명품백 수수' 등 각종 음모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피해자의 시선에서도 이번 논란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여사가 유혹을 거절한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지만, 최 목사의 신원과 무슨 목적으로 접근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간첩인지 아닌지도 잘 모른다"며 "그런 것들을 다 따져서 입장을 표명하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김 여사)의 입장에서 보면 음모의 희생양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니지 않냐. 접대부라는 얘기가 지금까지 돌아다니고 접대받았다는 사람은 구속도 안 됐다"며 "저는 아무래도 피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던 사람이니 그분의 입장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비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명품백을 받았다는 사실만 부각하니 높으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던 건데 알고 보니 함정"이라며 "여러 번 만나며 덫을 만들고 거기(함정)에 빠질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목적이 있는 계획범죄에 연루된 희생양일 수 있는데 그런 판단 없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몰아붙이니 공평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선거 앞두고 온라인서 무슨 일 벌어지는지 미리 살펴야"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 등 각종 범죄가 횡행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경찰이 예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범죄가 일어난 다음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철저한 감시를 통한 사전 범죄 차단에 추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온라인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얘기하는 이유가,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을 보면 어디선가 배 의원에 대한 혐오적 상호작용이 있었을 것"이라며 "배 의원이 아이돌도 아닌데 15살짜리가 신원을 어떻게 알겠냐. 그런 (혐오) 정보가 온라인에 떠돌아다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인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범죄자를 잡으면 무슨 소용이 있냐. 미리 감시해야 한다"며 "경찰이 순찰차만 타고 돌아다닐 게 아니고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여론을 어떻게 조작하는지를 미리부터 감시해야 한다. 그렇게 했다면 배 의원이 혐오의 대상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이번 총선 도전을 선언한 경기 수원은 지역구 5곳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 국민의힘의 험지다. 이 후보는 자신이 재직하는 경기대 후문이 위치한 수원정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골목골목 도보로 직접 이동하며 스킨십을 늘리는 등 얼어 있는 경기도 민심 녹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25년을 수원에서 아침·점심·저녁을 먹고 수원에서 사건·사고를 오랫동안 쫓았다. 그래서 학교가 있는 지역에 출마하기로 한 것"이라며 "저는 아동·청소년·여성·약자 보호를 위해 구멍 뚫린 법률을 메꾸려면 여의도로 가야만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출마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이 당의 험지지만, 지역 숙원사업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많은 주민이 이제는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며 "3호선 유치가 숙원사업인데 아무래도 국가 재정권이 있는 중앙정부와 여당이니 3호선 유치를 통해 지역민의 교통 어려움을 해소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 (지역민들과) 아이스브레이킹 정도고, 봄도 오고 있으니 열심히 (마음의) 얼음을 녹여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동네를 다니고 있다"며 "민주당 골수 지지 세력 중 이번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저에게 관심을 표명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민주당 텃밭의 변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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