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 생각보다 많은 성원이 있어서 감사하고 흥이 나서 하나 더 끄적여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게 현실입니다. 물론 자유 무역 시대에선 그게 맞았을지도 모르나 지금처럼 긴장감이 팽배하고 보호 무역이 생기며 식량 수출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기후 위기라는 변수까지 있는 시대에는 굉장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럼 어중간하게 아는 사람들은 기업들이 수익성 없다고 안하는걸 어쩌라는 거냐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바로 결론을 말하자면 국가가 개입해야 합니다.
국가가 공기업을 설립하고 평야를 대규모로 매입해 기업식 농장을 해야 합니다.
한국의 입지 조건에서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이 결과물이 어떤 이득들로 예상되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1. 악질적인 유통 제어 및 물가 안정.
한국의 유통은 이제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죠. 시골에서 1000원도 안하는 대파가 7000원까지 치솟았던 일명 대파 파동부터 명절이다~ 홍수다~ 가뭄이다~ 심지어 풍년이라고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있었죠. 이는 농민들이 멍청해서 당하는게 아니라 그들외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개개인들이 직접 발품 팔아가면서 도시에 납품해도 규모의 경제가 아니니 사실상 크게 이득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농업을 직접 한다면 유통업체가 감히 날뛸 순 없겠죠. 이커머스 업체와 컨택할지도 모르니까요.
2. 언제든 즉각적으로 최신식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고 작물의 수요를 예측해 최적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
이는 기업 농장의 장점이죠. 즉각 발전하는 기술을 접목해 많은 이익을 취합니다. 이는 생각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한 일이고 그렇기에 한국의 기업들이 꺼리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만한 자본이 있으면 대체 왜 농사를 짓냐는거죠. 또한 농민들이 바보라서 죽어라 쌀 농사만 짓는게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 기계가 아니면 대단위 농사가 안되는데 쌀 농사가 가장 기계화율이 높고 국가가 쌀을 혈세로 적자보며 수매해주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죠.
3. 안보, 경제적 안정.
안보는 대부분 아실테니 넘어가고 경제적인 면도 생각보다 큽니다. 저 또한 러우 전쟁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때의 저처럼 아직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실겁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요? 잉여 생산물이 넘쳐나는 시대. 그리고 자본주의의 시대입니다. 중국마저 자본주의와 공존하죠. 이 말인즉 이유가 있다면 언제든 자본으로 먹지도 않을 식량을 무기로써 비축할 수 있는 시대란 뜻입니다. 굳이 전쟁을 가정하지 않아도 슬슬 머리가 굵었다고 개기는 어느 국가를 견제하는데 굳이 손 더럽힐 필요없이 자본만으로 그 나라의 사회, 경제와 정권을 박살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전쟁이 날 확률보다도 이쪽이 훨씬 빈번하지 않겠습니까?
3. 기후 위기 변수 대응.
설마 여기에 갑자기 전세계가 합심해서 기후 위기를 막기위해 뜻을 모으는 기적을 믿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변곡점이 될 수준의 획기적인 기술이 없다면 이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우리는 이를 대비해야만 합니다. 이미 이상 기후 예측은 과학자들이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겪어본적도 계산할 수도 없는 영역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그리고 현재도 인류는 아무런 대비책이 없는 상태구요.
4. 식량 생산력은 필수적이며 발 빠르게 기술을 접목시키려면 결국 젊은 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결국 포기하게 만든 가장 큰 요소라 할 수 있죠. 자본을 때려박아야 젊은 인력이 모일까 말까 하니까요. 하지만 국가는 다릅니다. 지방 발전을 명목으로 대규모 인프라를 투자할 수도 있고 생계의 안정을 보장해준다는 메리트가 있으니까요. 물론 그 대신 사기업처럼 유동적이지 못하지만 애초에 농업은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의 산업이며 여기에 산지가 많은 한국의 특성까지 더해지면 낮은 유동성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5. 쌀 수매의 적자를 전부 없애고 오히려 흑자 전환할 수 있다.
매년 식량 안보를 위해 쌀 수매에 들어가는 혈세가 어마어마합니다. 이를 절약하고 미래에 있을 수많은 식량 시장의 변수에 이득을 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만든다면 분명 대공황을 막는 것에 비견될 업적이라 보입니다.
제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비록 농사 한번 안지어본 도시 사람이지만 끄적여봤습니다.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쌀농사 2만평 지으면 벤츠끌고다님. 언제까지 조각땅으로 텃밭일구면서 그게 업이랍시고 살기어렵다 타령하는건지 이해가 불가능하다. 하루에 국밥 열개팔고 아 자영업자 힘들어요 이것과 일맥상통함. 생산자라면 반드시 치열하게 경쟁해야하고 경쟁성이 떨어지면 다른일을 찾아야한다.
흔히 기업가와 노동자를 카테고리화해서 나누지만 너무나도 잘못된 분류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농사꾼 노동자 기업가 모두다 시장에서는 생산자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이외의 카테고리는 없다. 생산자는 팔기위한 노력을 반드시 해야하며 노동자에겐 취업경쟁이 그에 해당하고 기업가에겐 판로 농사꾼도 마찬가지 판로를 개척해야한다. 이것을 정부에 일임하고 농협에서 수매를 해주니 너무나도 쉽게 농사꾼이 직접 판로를 개척해야하는 오리지널을 망각한다. 불량한 기업을 쳐내야 하는 만큼 불량한 농업을 존속시키는 정부지원의 적폐는 누적되고 그로인해 생긴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굳이 국가가 아니더라도 대기업이 농촌발전을 위해 토지 매입하고 기업식 농장을 하면 됨. 물론 국가가 중간마진 관리를 하고.
맞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할거라면 진작에 하지 않았을까요? 기술적인 접근성이 제일 낮은 산업인데 말이죠. 한국에서 기업식 농장이 안되는 이유는 1. 인프라 없이 젊은 인력을 투입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함. 2. 기술적으로 이익을 보려면 생각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한데 한국의 입지(산지가 많음) 조건상 하이 리턴이 없음. 그 자본으로 다른 산업을 투자하는게 훨씬 기댓값이 높음. 3. 사기업에 맡기면 당연히 식량보단 수익성 높은 작물만을 재배할 것이므로 식량 안보에 도움이 안됨. 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