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7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의 선거제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면서 여야가 협상 테이블조차 마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입장 정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이 양당제를 혁파하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의 길을 터주는 준연동형제를 선택할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총선 목표로 제시한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고,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다당제'를 위해 준연동형제를 유지하겠다는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을 파기하는 수순으로 접어들게 된다.
한때 민주당은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비명계 의원이 탈당해 만든 '미래대연합' 등 제3지대의 원내 진입을 견제하기 위해 병립형 회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그러나 '선거제 퇴행'이라는 당내 반발에 부딪히게 됐다. 민주당 의원 81명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퇴행은 비례 몇 석을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이다. 지역구 민주당, 비례 연합으로 연동형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민주 진영 분열의 명분을 주는 것이며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 중의 악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준연동형제를 고집할 경우 '꼼수 위성정당'이 난립했던 21대 총선 당시 모습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은 당시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이 비례 의석을 적게 가져가도록 선거제를 개편했다. 그러나 비례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이 생겨나게 됐고 '다당제 추구'라는 선거제 개편의 본질은 흐려졌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병립형 회귀'를 당론으로 정하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동형 비례제는 실패 제도로 판명났다"며 "이번에도 60cm가 넘는 투표용지로 국민의 비웃음거리가 돼야겠나"고 질타했다.
문제는 '병립형 회귀'를 주장했던 국민의힘 마저 '위성정당' 절차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내주 당명을 확정하고 정식 등록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민주당 역시 의석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발맞춰 위성정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지금 양당의 행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던 근본 취지인 다당제, 그리고 국민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것에 대한 선거법 개정의 근본적인 취지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각 당이 '이번 선거에 자신들의 의석수를 더 확대하겠다'라는 지극히 자당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정치 개혁을 할 생각이 없는 집단들로밖에 비춰질 수 없을 것"이라며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대안으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전국을 수도권, 중부권, 남부권 등 3권역으로 나눠 병립형을 적용하되, 비례 의석 47개 중 30%에 해당하는 15개를 소수 정당 몫으로 '캡'을 정해 놓는 안이다.
'병립형 회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제3지대의 원내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제3지대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의당·녹색당·진보당·노동당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 개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1/26/2024012600332.html
중요한 법안처리는 안하고 밥그릇에 그림기리는거 개열심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