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치 테러' 발생 3주 만에 이번에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돌로 머리를 맞는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이 더 충격적인 건 피습을 자행한 피의자가 다름 아닌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15세 중학생 습격범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피습 장소에서 1시간 가량 배회하는 등 계획 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혐오를 조장한 정치가 낳은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오늘날 정치 혐오의 단초는 2019년 대한민국을 두 동강 낸 '조국 사태'다. 민주당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딱지가 딱 달라붙은 것도 바로 이때다.
정의와 공정을 외쳐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언행 불일치 사례는 강 대 강으로 치닫던 진영 논리에 기름을 끼얹었다. '내로남불'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태극기 세력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집권해 권력을 향유하려는 촛불 세력이 극단의 사회를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 어땠나. 임기 동안 정치·이념적인 탈원전 정책과 4대강 사업 백지화 등을 추진하면서 우리 사회를 갈라치기 했다. 이념정치를 위해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산업자원부 야밤 원전 문건 무단 파기'가 동원됐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도입한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은 오히려 양극화를 키우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문재인 정권을 이어받은 오늘날 민주당은 '개딸(개혁의 딸) 정치'로 정치 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념으로 마이너스 정치를 이어갔다. 일부 의원들은 개딸 정치에 영합해 당 지도부에 안착하기까지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는 자객 출마로 비명계를 지우고자 총대를 메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이분법적 정치에 염증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은 짐을 싸고 당을 떠났다.
국민의힘도 매한가지다. 최고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 매사가 바쁘다. 기개가 있어야 할 초선의원들은 '정치꾼'으로 변모해 연판장을 돌리는 등 윗선의 명령에 따라 지도 체제 지형도 마음대로 바꿨다. 그랬던 그들이 공천을 앞두고는 윤심(尹心)과 한심(韓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느라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내에선 "소장파 실종이 가장 뼈아픈 상황"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21대 국회의원들은 최악의 국회를 만들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성적 대화는 실종됐고 당은 쪼개졌다. 국민의 삶을 챙기는 민생정치 대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다른 편은 무조건 배격하는 '당동벌이'(黨同伐異)를 택했다.
정치 혐오는 우리 정치가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다. 재앙에서 벗어나 새롭게 재건하기 위해선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 그 시작은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다. 이번 총선에서 일그러진 사회를 바로 잡아야 가속화하는 극단적 사회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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