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가 한국 시간으로 23일 오후 중국에 대한 '제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를 개최하는 가운데 한국이 151개 발언 신청국 가운데 102번째 발언국으로 나선다. 한국 정부가 주어진 45초 동안 국군 포로와 그 가족을 비롯한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중국에 권고할지 관심이 쏠린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오늘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에서 저녁 8시 30분 사이에 중국의 제4차 UPR 실무그룹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최근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유념해서 우리 국민인 탈북민(탈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통일부 등 유관 부처와도 더욱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임 대변인은 '이번 UPR에서 중국에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간 이 실무 그룹 회의에서는 우리 측 발언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음을 양해드린다. 따라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관련 유엔 웹사이트에 우리 측 발언 내용이 공개될 것이니 그 내용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탈북민들이 자유 의사에 따라서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가실 수 있도록 유관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탈북민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양자·다자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이탈주민(탈북자)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외교부를 향해 "탈북민들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부를 향해선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할 것을 추진해 달라"고 전달했다.
통일부도 중국 UPR를 앞두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따른 인권 침해에 관한 국내외 여론을 환기해왔다. 강종석 통일부 인권인도실장은 지난 18일 강제 북송 피해자와 가족, 북한 인권 단체를 초청해 강제 북송 실태를 청취한 자리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은 국제 인권 규범에 위배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며 "탈북민의 강제 북송 방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22일 올해 첫 북한인권정책협의회를 열고 북한 인권 정책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협의회를 주재한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되고 자율성이 향상된다면 남과 북이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인권의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는 한편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 해외 체류 탈북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한국 정부 사상 최초로 중국 UPR에 사전 서면 질의를 제출했다. 정부는 서면 질의에서 중국 정부를 상대로 △북한을 포함한 해외 출신의 이탈자가 접근할 수 있는 망명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 △인신 매매, 강제 결혼 및 여타 형태의 착취에 노출된 북한을 포함한 해외 출신 여성 이탈자 보호와 지원을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 △중국 국내법에 따라 '불법 체류자(illegal immigrants)'로 분류되는 북한을 포함한 해외 출신 여성 이탈자들이 중국에서 출산한 자녀들에 대한 보호 및 지원을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 등을 질의했다.
한편, 중국은 1951년 '유엔난민지위에관한협약(난민협약)'과 1967년 의정서,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 그러나 중국은 탈북자들을 '불법 입국자' 혹은 '불법 체류자'로 규정하며 이들의 협약 상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강제 북송해 왔다. 난민 지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귀환한 이들이 정치적 박해를 받느냐이지만 중국은 북한 내 고문과 인권 침해의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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