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거취가 尹-韓 갈등의 '핵심 열쇠'…"출마 포기해야 할 수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봉합 시나리오로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사퇴가 전제 돼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전언이 나오면서 이를 한 비대위원장이 수용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이 비대위직에서 사퇴하면 갈등이 금방 봉합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렇게만 되면 이번 주 안에도 결론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봉합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김 비대위원의 사직은 '상수'라는 뜻이다.

문제는 김 비대위원이 비대위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봉합이 될 수 있냐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누구인가. 사치스러운 생활로 프랑스 혁명의 원인을 제공하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인물이 아닌가"라며 "비대위원직 뿐만 아니라 서울 마포을 지역구 출마도 포기해야 이번 사태가 봉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때 친윤(친윤석열)계는 물론, '용산'에서도 이를 사천으로 규정, 한 비대위원장의 처신을 놓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이미 '김경율 전략공천'을 사천으로 규정한 만큼,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지역구 출마 또한 '없던 일'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의 대처도 갈등의 여진으로 남아 있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대구·경북(TK) 의원들에 대해 '선수가 늘어나기만을 바라는 분들'이라고 표현했던 것을 두고 사과했을 뿐, 김 여사 명품 가방 논란과 관련한 본인 입장에 대해선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는 간단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비대위원은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 일성인 '운동권 청산'의 최선봉에 서 있다. 상징적으로 보면 김 비대위원은 한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얼굴'인 셈이다.

또한, 한 비대위원장이 김 비대위원 마포을 출마 발표를 두고 당 지도부 및 핵심 관계자들과 사전 상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비대위원에 대한 '압박 명분'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여부가 향후 갈등 관계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용산과 여의도 모두 각자의 논리와 명분이 있어 출구 전략이 간단하지 않다. 만약 한 비대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을 희생양으로 내놓는다면 한동훈 지도 체제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