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간 수직적 당정 관계를 비판해 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작 양측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법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자 '기획설'을 주장했다. 실제 충돌 상황이 아닌 약속해 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2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잘 아는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냈다는 의미는 약속 대련'이라고 얘기하더라"라며 "애초에 기획이라 본다"고 말했다.
약속 대련은 공격과 방어 방법을 사전에 약속해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마하는 대권도 용어다. 전날 이 실장과 한 비대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사퇴 요구'가 나왔다는 일련의 상황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사이에서 기획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내 '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이유가 없다"며 "한 비대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지지층은 똑같다"며 "자기들끼리 약속 대련 한들 더해질 지지층은 없고 내분만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30% 나오는 상황에서 그 30을 갖고 자기들끼리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갈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기들 딴에는 약속 대련인데, 이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당시 박근혜 비대위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며 "외견 상으로는 대충 싸우면 되는구나 생각하겠지만, 그때 그런 것과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는 야당의 이명박(MB) 정부 심판론에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 등 변화를 꾀하며 19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 간 충돌을 비판하며 기획설을 제기했으나, 정작 과거엔 수직적 당정 관계를 문제 삼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집단 묵언 수행의 저주를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해야 하고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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