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연구회, '독립운동가 폄훼' 박은식에 "석고대죄,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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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식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
ⓒ 남소연 |
우사김규식연구회가 과거 독립운동가 폄훼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에게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국민의힘에 발송했다. 연구회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박 비대위원의 독립운동 폄훼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규식연구회 "단순 실수로 치부할 문제 아냐"
연구회는 1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내용증명을 보내 "박은식 위원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와 국민의힘 비대위원직 자진 사퇴를 엄중히 요구한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집권여당의 지도부이다. 집권여당 지도부의 일원이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조롱한 사실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 특히 집권당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박은식 위원의 역사인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명시한 헌법과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국가보훈 기본법>을 정면으로 부정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은식 위원은 우사 김규식 선생에 대해 '김규식. 응. 엘리트 유학파지. 근데 김규식 묘지가 어디있는지 알아? 북한 열사릉이야 북한'이라고 했다"며 "이같은 망설은 김규식 선생뿐 아니라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6·25 당시 북한에 납치되어 서거하셨다는 사실은 간과한 채 마치 김규식 선생이 자발적으로 북한에 간 듯이 표현하여 우사 선생은 물론 연좌제의 고통을 당했던 선생의 후손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고 꼬집었다.
또 "이에 본회는 다시 한번 박은식 위원의 석고대죄와 비대위원직 자진 사퇴와 나아가 재발방지를 위한 한동훈 위원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한동훈 "공인 됐기 때문에 언행에 신중할 것"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은식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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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비대위원은 과거 페이스북에서 '광주청년의 좌파 탈출기 #3'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외교력을 추켜세우는 동시에 백범 김구·몽양 여운형·우사 김규식 선생 등 독립운동가를 비난했다.
박 비대위원은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라며 과거 독립운동가들이 국제 정세를 모른 채 강경 투쟁을 했다고 봤다.
우사 김규식 선생과 관련해선 "해방될 때 동아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믄, 국민의 80프로가 공산+사회주의를 원하고 있었다. 미국마저 쏘련이랑 마찰을 피할라고 좌우합작 지지하고 유럽 신경쓰느라 한반도에서 철수준비 할 때, 김일성은 이미 쏘련 지원 받아가꼬 군대 만들고 법 만들고 정부 만들어브렀다니까? 이러는데 김구·김규식이 김일성 백날 만나봐야 남북협상이 되것냐?"라며 "김규식. 응. 엘리트 유학파지. 근데 김규식 묘지가 어디있는지 알아? 북한 열사릉이야 북한"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김규식 선생은 선교사 언더우드의 주선으로 1897년부터 미국 버지니아주 로녹 대학교와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조선으로 돌아와 1904년부터 연희전문학교 강사로 일했다. 1913년 중국으로 망명했고, 1918년 8월 여운형 선생 등과 신한청년당을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김규식 선생은 광복 이후 이승만 중심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해 1948년 1월 남북협상을 주장했다. 1948년 2월 4일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과 뜻을 모아 남북지도자회담을 갖자고 김일성과 연안파 김두봉에게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이 터진 뒤 북으로 끌려간 김규식은 1950년 12월 압록강변에서 생을 마감했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의 독립운동가 폄훼 논란과 관련해 "김구 선생에 대한 (박 비대위원의) SNS 표현에 공감하지 못한다"면서도 "그 위원께서 이제 비대위원이 돼서 공인이 되셨기 때문에 더 언행에 신중하실 거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