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교권 확립은 곧 학생 위한 것…근본 해결 방안 찾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일선 교사들을 만나 "교육 환경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2024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저 역시도 교육자 집안에서 성장한 교육 가족이어서 선생님들의 역할, 또 학생과 학부모가 선생님을 어떻게 대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잘 배우면서 자란 사람"이라고 운을 떼며 현장 교사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해 이른바 각종 '학부모 갑질' 사례로 드러난 교권 붕괴 사태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의 우리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교권이 확립돼야 학생 인권도 보장되고, 그런 차원에서 교권 확립은 결국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개정한 교권보호 5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교육기본법 개정안과 아동학대처벌특례법)과 SPO(학교전담경찰관) 제도 확대 조치를 언급하면서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계속 귀기울이며 더 근본적은 해결 방안을 계속 찾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교권 확립을 거듭 강조한 데 이어 사회 발전 속도에 맞는 교육 혁신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교육에 있어 ▲선택의 자유 존중 ▲내용의 다양성 ▲인재를 육성하는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더 다양화하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무궁무진하게 길러줄 수 있도록 우리가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여줘야 한다"면서 "이런 것들을 잘 이뤄나가려면 무엇보다 학교가 즐거워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방문한 네덜란드의 공교육을 언급하면서 "고등학교만 나와도 얼마든지 전문가로서 성공적인 인생을 펼쳐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네덜란드의) 학교 교육이 재미있다"며 "우리나라의 한 초등학교 정도에 해당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뭔가를 주입하려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의 단체생활과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담는 과정을 재밌게 구성해서 '노는 개념'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교실도 재밌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 끝으로 "선생님들께서는 마음 편히 가르치시고 학생들은 행복하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바꿔나가는 데 저와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선생님과 정부가 힘을 합쳐 정말 멋진 학교를 다 함께 만들어가자"고 다짐했다.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매년 개최되는 교육계의 가장 큰 신년 행사로, 유·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의 교원, 교육 관련 단체·기관 대표 등 교육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의 발전 등을 기원하는 자리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교육계 신년교례회 참석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라며 "윤 대통령은 현장 교원들과 직접 새해 인사를 나누고 교육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 자리에서 3대에 걸쳐 가족 9명 모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흥덕중학교 이은선 교장, 지체장애학생들과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청주혜화학교 이승오 교사를 직접 소개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여난실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행 및 180여 명의 현장 교원과 교육 관련 단체‧기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