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협의 없이 민주당이 총선용 입법 폭주를 하고 있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수정안'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177인 중 찬성 177인으로 통과됐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토론을 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용 특별법'으로 규정하며 표결에 반대해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태원 특별법에 반대하던 국민의힘이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열린 입장을 밝혔지만, 여당은 이미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고 야당은 진상조사를 강조하며 막판 협상이 결렬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태원 특별법 수정안은 조사위 활동 기간을 1년으로 하되 한 차례 활동을 연장할 수 있는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아울러 조사위는 활동 완료 후 종합보고서 발간에 필요한 경우 3개월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위는 △국회의장이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해 추천하는 3명 △이외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4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특별법에는 특검 관련 조항을 없애고 법 시행을 4월(총선) 이후로 미루는 내용의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안이 받아들여졌다.
이태원 특별법은 지난해 6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고 법정 처리 시한인 100일이 지나면서 지난해 11월29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은 본회의에 부의된 지 60일 이내에 자동 상정되는 절차에 따라 오는 29일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은 9일 특별법 처리를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이태원 참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료됐음에도 민주당이 총선에서 정부 심판론을 앞세우기 위해 특별법을 강행한다고 비판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13일 74일간의 수사 결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총 23명(구속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태원 특별법이 통과된 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 대회를 열고 "총선용 여론조작 재탕수사 반대한다", "재난의 정쟁화 즉각 중단하라"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태원 특별법은 유족과 피해자에게 실효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재난을 정쟁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정략적 의도가 깔린 특별법은 단독으로 통과시킨 건 대한민국 안전이 아니라 정쟁과 갈등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을 존중하지 않고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무섭지 않을지라도 이러한 행태를 모두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심판은 두려워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마지막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민주당의 의회 폭주를 막기 위해 최선 다하곘다"고 덧붙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태원 참사는 검·경의 수사가 마무리돼 재판이 진행 중으로, 특별법은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총선을 앞둔 지금, 거대 야당은 당리당략에 매몰돼 대통령과 정부 비난에만 골몰하며 정쟁의 소재만 찾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민생 외면' '협치 실종' 국회 운영은 국민이 부여한 의무와 도리를 저버리는 행태라는 것을 민주당은 깨닫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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