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891089?cds=news_my_20s
대만 총통선거 D-10
미·중 대리전 양상… 초박빙 판세
민중당 커원저 뒷심 변수 떠올라
2강 1약 구도, 3파전 양상 변모
여론조사 공표 금지 ‘깜깜이 선거’
후보 지지율 격차 좁혀 예측 불허
中 정찰풍선 또 발견… 선거 개입
대만 총통선거를 열흘 앞둔 3일(현지시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면서 이른바 ‘깜깜이’ 판세에 관심이 쏠린다. 막판 여론조사에서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투표함을 열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판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전날 공지를 통해 이날 0시부터 선거일 투표 종료 시점까지 선거 관련 일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금지 행위에는 온라인 포럼이나 온라인 단체 대화방, 확성기를 통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 행위도 포함된다.
독립·친미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와 친중으로 분류되는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레이스에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의 뒷심 발휘가 변수로 떠올랐다.
대만 대통령선거에서 최근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왼쪽 두번째)가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도심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
연합보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는 지지율 32%, 허우 후보는 27%를 각각 기록했고, 한때 10%대로 떨어졌던 커 후보는 21%로 회복세를 보였다. 타이완뉴스는 지난해 12월18일부터 지난 2일까지 현지 여론조사 14개를 종합한 결과 라이 후보의 지지율은 35.3%로 선두를 지켰고, 허우 후보는 28.7%로 2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두 후보에 밀려 고전하던 커 후보가 24.0%로 올라선 데 주목하며 “커 후보가 두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 총통선거는 다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애초 커 후보 지지자 중 일부가 사표 방지를 위해 허우 후보나 라이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며 “하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오히려 커 후보가 허우 후보 지지를 일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 후보는 젊은층의 지지를 주로 얻는 만큼 휴대전화나 디지털 방식의 조사에서는 커 후보가 더 나은 성적을 거두거나 심지어 2위를 기록하는 조사도 있었다”며 “선거일에 어떤 유형의 여론조사가 더 정확했는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 중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오른쪽 두번째)는 전날 신베이시를 찾았다. 신베이=AFP연합뉴스 |
여론조사 기관 대만민의기금회(TPOF)의 유잉룽(游盈隆) 이사장은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적게는 1%포인트, 많게는 7%포인트까지 날 수 있다”며 “집계된 자료를 보면 라이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허우 후보의 깜짝 승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변수가 아니라 이미 ‘상수’로 굳어진 중국의 개입은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가 1위를 유지하면서 더욱 강해지는 모양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예년의 신년사보다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총통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정찰풍선으로 의심되는 중국 풍선 4개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향으로 이동했다. 국방부는 이와 별도로 같은 기간 중국군 소속 군용기 9대와 군함 4척이 대만 주변에서 활동하는 것을 포착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