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한지 8일 만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은 수직적 당정관계 재정립, 저조한 지지율 등 국민의힘에 당면한 과제들을 끌어안게 됐다.
국민의힘은 22일 한 전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공고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전국위 소집 공고 후 3일 뒤인 오는 26일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불과 111일 앞둔,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정치인 한동훈'으로서 등판해 휘두른 방망이가 짜릿한 승리를 일궈내려면 국민의힘에 산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으로 '수직적 당정관계'가 꼽힌다. 한 전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당 안팎의 의견 수렴하는 과정에서 제일 많이 제기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김 전 대표가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제대로 못해 수직적 당정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윤석열대통령 최측근인 한 전 장관이 어떻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냐는 성토가 터져나온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한 지명자의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동시에 장점이 될 수 있다"며 "두 사람 사이에 기본적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허물없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불식시켰다.
한 전 장관의 첫 시험대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권 주도로 강행 처리될 예정인 '쌍특검'(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뇌물 수수 의혹) 처리 과정이 될 예정이다.
한 전 장관이 '쌍특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할 경우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또다시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전 장관은 그간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만큼 쌍특검 일부 수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한 전 장관의 정치력도 검증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치 신인 한 전 장관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저조한 지지율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도 한 전 장관이 끌어안은 과제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결 구도 재편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검사와 피의자가 거대 양당의 수장으로서 재회했다"며 "재미있는 구도가 되지 않았나. 한동훈 장관은 위기 대응과 상황판단이 빠른 분이다. 이런 걸 잘 이용한다면 정치력과 리더십, 지지율까지 다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2/22/202312220018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