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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낙서 테러' 10대들, 수백만원 제의에 범행… 받은 돈은 '10만원'

뉴데일리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10대 남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낙서를 하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임모(17) 군과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동행한 김모(16) 양은 조사에서 "SNS를 통해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불상자)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그 사람이 지정한 장소에 지정한 문구를 스프레이로 기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들은 "의뢰자가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서울경찰청 담벼락 등 구체적인 낙서 장소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받은 돈은 착수금 5만원씩 둘이 합쳐 10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들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 19일 저녁에 체포돼 종로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전날인 20일 오후부터 이들의 부모 입회하에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임군은 자신이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다고 인정했다. 김양도 임군과 함께 범행 장소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양이 직접 낙서를 하지 않았지만, 임군과 함께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나섰다는 점에서 공범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사용된 스프레이는 둘이 직접 구매했고 범행 직후 현장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임군은 학교에는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은 임군의 낙서에 담긴 불법 영화 공유 사이트에서 홍보를 위해 범행을 지시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낙서 테러를 사주한 불상자는 이들과 소통하던 SNS를 탈퇴하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에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피의자들이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와 처벌 수위를 고민 중이다.

낙서 테러 일삼고… "예술이다. 죄송하지 않아"

임군 등이 낙서 테러를 행한 다음날인 17일 경복궁 담장에 또 다른 낙서가 등장했다.

임군 등을 모방해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장에 낙서를 한 20대 남성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해요,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은데 그저 낙서일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모방 범행'을 저지른 A씨는 낙서 테러를 행한 다음날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지난 18일 경찰 조사에서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낙서 문구는 특정 가수와 앨범 제목이었다. 낙서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팬심 때문이고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인증 사진까지 올리며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A씨는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그저 낙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A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림미술관 미스치프 전시회에서 전시된 모자를 훔쳐 달아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A씨는 '죄송하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는 등 반성없는 태도로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은 진술 진위 여부 등 그를 조만간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하기로 했다. 현재 A씨의 블로그 게시글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한편, 당초 일주일가량으로 예상됐던 경복궁 담장 복구 작업은 한파 여파로 장비가 얼어붙는 등 문제가 생겨 잠정 중단된 상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2/21/20231221000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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