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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그만 우스꽝스럽게 만들라” 임성근 전 사단장 고소한 생존 해병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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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후대세

“해병대 그만 우스꽝스럽게 만들라” 임성근 전 사단장 고소한 생존 해병대원

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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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 상병의 안장식이 7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 채 상병은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2023.7.22 연합뉴스

지난 7월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과 함께 작전에 투입됐던 생존 해병대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수사받으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4일 전역한 해병대 출신 A씨는 14일 군인권센터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며칠 전 뉴스를 통해 임성근 전 사단장이 군사법원에 제출했다는 진술서를 봤다”면서 “188페이지나 되는 진술서 어디에도 명복을 빈다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이 없던데 참 씁쓸하다”고 밝혔다.A씨는 전역 다음날 임 전 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했다. A씨는 “명목상은 제가 겪고 있는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피해에 대해 업무상과실의 책임을 묻고자 한 것이지만 정말 바랐던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해병대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었다”면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고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잊어보려고 노력해도 여전히 사고 당일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현장에 있던 일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지난 7월 19일 오전 해병대원들은 인간 띠 작전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반이 무너지면서 채 상병과 대원 2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가까스로 구조됐던 저는 땅을 밟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하류 쪽으로 뛰어갔다. 수근이(채 상병의 본명)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랬다”면서 “그러다 힘이 빠져 주저앉아 흘러가는 물을 지켜만 보던 그때의 무력감이 여전히 저를 힘들게 한다”고 했다. A씨는 “현충원으로 수근이를 만나러 가려다가도 용기가 나지 않아 중간에 발을 돌린 날도 있었다”면서 “우리 대원들 모두 평범하게 남들처럼 군 복무를 했을 뿐인데 왜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서로를 기억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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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어머니가 인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임 전 사단장은 진술서에 A씨의 이야기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단장은 진술서에서 저를 맹비난했다. 제가 같이 작전에 투입된 다른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적인 노력을 평가절하하고, 수근이의 고귀한 희생을 폄훼하는 명예훼손을 했다고 써놨다”면서 “사고가 난 날은 사단장이 시찰하러 온다고 다들 긴장해있었던 날이다. 그런 날 대놓고 사단장의 명령을 어기고 무리하고 위험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대대장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단장은 제가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고소를 한 것이 아니라고, 취약한 제가 남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저는 제 뜻으로 사단장을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고소인 조사도 받았지만 이후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저나 수근이 모두 힘없고 평범한 사람들이라 우리의 피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나보다 하는 생각에 실망감이 드는 날이 많았다”면서 “이 사람이 제가 사랑했던 해병대를 그만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수사기관과 국회가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12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은 부당한 지시를 한 적 없으며, 부하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빌려 과장된 지시를 하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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