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아 온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이 무혐의로 풀려날 전망이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측은 지드래곤을 '혐의없음'으로 다음 주께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 10월 25일 지드래곤을 마약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지드래곤을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을 진행했으나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신체에서 마약 투약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드래곤 본인이 투약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난관에 부닥친 경찰은 강남 유흥업소(G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직원 등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지드래곤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9월경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마약의 유통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 A씨(29·여)가 VIP급 손님들과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잠복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10월 18일 지인의 거처에서 숨어 지내는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당시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대마가 발견됐고, 통상 '대마흡연용'으로 쓰이는 '유리 파이프'와, '식물 재배기'까지 방 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마약 혐의로 구속수사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초 'G업소'를 방문한 지드래곤이 화장실을 다녀온 뒤, 이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가 발견됐고, 그 직후 지드래곤의 행동도 이상했다"는 A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지드래곤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10월 25일 지드래곤을 전격적으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린 경찰은 지드래곤의 통신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범죄 사실 소명 부족으로 기각됐다.
지드래곤은 입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법률대리인을 통해 3차례 공식입장을 내고, 자신은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난달 6일 인천논현경찰서에 자진출두해 4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나온 지드래곤은 취재진을 향해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없었다"며 "(경찰 조사가) 웃다가 끝났다. 장난이다"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마약 간이 시약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힌 지드래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하는) 정밀 검사 또한 긴급으로 요청드린 상태"라며 "이제부터는 수사 기관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결과를 빨리 표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지난달 13일 연합뉴스TV와 단독 인터뷰에서도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당시 지드래곤은 "마약을 투약한 적도 누군가와 주고 받은 적 또한 없기 때문에 몸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라며 국과수 정밀 검사 결과에서도 '음성'이 나올 것으로 확신했다.
또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단초'가 된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의 진술과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마약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서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저 또한 의구심이 많이 드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드래곤은 온라인에 퍼진 자신의 영상이 마약 투약을 의심케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춤을 오래 추다 보니 일반적인 분들보다는 몸이 좀 많이 유연한 편"이라며 "또한 어느 순간부터 제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와전될 수도 있고, 그리고 영향(력)이 생기면서부터 조심스러워지게 되더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비치는 모습만을 갖고 이렇다 저렇다 판단을 하시는 것 자체가 당연히 연예인으로서는 감내해야 될 부분이지만 이번 마약 사건과 관련해 연루되는 점에 대해서 솔직히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국과수가 진행한 정밀감정에서 마약 성분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결백하다"는 지드래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이처럼 구속된 '마약사범'의 진술만으로 지드래곤을 입건한 경찰이 끝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물증도 없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세간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온라인상에서도 엉뚱한 수사로 지드래곤에게 유·무형적 손해를 끼친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그러나 경찰은 '지드래곤에 대한 수사가 부실하다'는 비판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MBC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취재진에게 "(국과수) 감정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부실수사'라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관련자 진술과 포렌식 결과, 통신 및 금융내역 분석 등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마약 혐의로 입건하거나 내사한 인물은 총 10명이다. 이 중 7명을 입건해 A씨 등 3명은 검찰에 송치했고, 배우 이선균(48) 등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선균의 경우 공갈·협박 사건의 피해자로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갈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외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여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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