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훈 국힘 의총 신고식...의원들은 일어서서 악수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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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한 장관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보다 먼저 의총이 열리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 도착했다. 한 장관이 입구로 들어서자 이철규·이인선·태영호 의원 등 통로 쪽에 앉아 있던 의원들은 일어서서 악수를 청했고, 한 장관은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밝은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특히 시각장애가 있는 김예지 최고위원에게는 먼저 다가가 허리를 숙인 채 오랫동안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 장관은 지난 6월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에도 질의자로 나선 김 최고위원에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라며 세심한 배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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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원회나 본회의가 아닌 국민의힘 의원총회 행사에 이날 처음 참석한 한 장관은 자신의 대표 정책인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관련 보고에 나섰다. 그는 직접 준비해 온 22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 자료를 바탕으로 27분 동안 이민청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민청 설립이 외국인을 무조건 많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외국인을 정부가 정교하게 판단해 예측가능성 있게 받아들이고, (외국인을) 관리하고 통제해 그립을 강하게 잡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민청 설립을 추진했지만 좌초됐던 이유를 설명하며,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한 ’다부처 연합기구’ 형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의총에 참석한 40여명의 의원들은 한 장관의 설명을 경청했고, 설명이 끝나자 박수로 화답했다. 초선 의원은 “이민청은 재외동포청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여당이 국민께 무턱대고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한 장관이 그 부분을 잘 짚어 설명해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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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의 이날 의총 참석은 한 장관이 원내 지도부에 이민청 보고를 위한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결정됐다. “의총이 예정돼 있으니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설명하는게 어떻겠냐”는 지도부 제안에 한 장관이 응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장관의 여당 의총 참석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다. 여당과의 호흡이 중요한 부처 입장에선 주요 현안을 설명하기 위해 장관이 직접 의총에 참석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앞서 의총에 참석했었다.
그러나 한 장관이 원 장관과 함께 내년 총선에 출마해 여권의 간판으로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만큼 이날 참석을 ‘한동훈을 위한 데뷔 무대’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기현 대표도 전날 한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당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밑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민청 설립은 한 장관의 대표 정책이자, 총선 출마를 위해 내각을 떠나기 전에 추진하는 마지막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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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예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다만, 한 장관 본인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난 한 장관은 ‘총선을 앞둔 데뷔 무대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함께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 직무수행”이라고 선을 그었다. 개각과 관련해서도 “저는 정무직 공직자이지만 제가 진퇴하는 문제는 제가 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금까지 현안과 관련해 많은 장관들이 의총에 와서 설명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 장관의 조기 등판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사실상 (한 장관은) 지금 관료라기보다 정치인”이라며 “이번 총선은 한동훈의 시간이고, 한동훈이 전국 지원 유세를 나가줘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결단해서 나오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냥 대놓고 총선 나가겠다는 거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