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새벽잠 깨운 경주 4.0 지진… "큰 피해 없지만 여진 지속됐다"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하며 전국에서 재난문자 사이렌이 켜졌다.

동시에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 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당시 지진의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4.0으로 조정했다. 내륙에서는 지진의 규모가 4.0 이상이면 발생지에 상관없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

이날 지진 발생 이후 총 5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여진 중 최대 규모는 1.5로 오전 5시쯤 발생했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를 살펴보면 경북이 5로 가장 높았다. 울산은 계기 진도가 4, 경남‧부산의 계기진도는 3이었다.

오전 5시15분까지 지진과 관련한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경북이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 40건, 대구 10건, 부산 6건, 충남‧전북‧창원 각 1건이 들어왔다. 소방 당국은 대부분 지진이 났는지 확인하는 신고였다고 전했다.

다만 흔들림을 느끼기 못했던 수도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로 '강제 기상' '사이렌 소리' 등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재난문자 보고 기겁해서 깼다" "대체 왜 서울 시민인데 경주 지진 재난문자가 오는 거냐" 등의 불만을 드러냈다.

이러한 불만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경주에 가족이 있을 수도 있고 출장 갈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경주에 원전이 있기 때문에 지진이 나면 전국에서 알아야 한다" 등 주장을 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열고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경주에는 월성원전과 감포댐 등 주요 기반 시설과 역사적 주요 문화재가 다수 자리잡고 있다"면서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혹시 모를 피해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상황을 파악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긴급 지시를 내렸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체 상황관리에 철저히 해야 한다"며 "위험징후 감지 시 위험지역 국민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예·경보 시설의 작동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대비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