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 출국금지 해제한 경찰 "정황 확실하면 유죄 가능‥ 수사 계속"

최근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 등 연예인을 상대로 물증도 없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찰이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아도 정황증거 등으로 유죄로 판명난 사례가 있다"며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드래곤의 모발에 이어 손발톱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물증 확보에 실패한 만큼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수사 결과는,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현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건 맞지만, 추가적으로 수사할 내용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이선균이 투약 사실 인정? 의미 없어"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정황상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분명하다면 완전히 '음성'이라고 해서 불기소로 송치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며 "일부 판례를 보면 '음성' 결과가 나와도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확실하면 유죄로 판결한 경우도 있다. 아직 결론은 유보"라고 덧붙였다.

'같은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48)의 경우 물증은 없지만 스스로 마약인 줄 몰랐다며 마약 복용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가 다음에 말을 바꾼 정황이 있다'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이선균 씨의 진술이 일부 (혐의를) 인정한 취지로 보도됐는데, 그건 법정 진술도 아니어서 저희는 진술로서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얼마만큼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나왔지만 마약 투약 사실 이외에 별개 수사(이선균이 유흥업소 실장 등을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같이 진행 중이므로 종합적으로 봐주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현재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수사 중인 '연예계 마약 투약 의혹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늘었고, 내사 및 수사 대상 인원(10명)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지드래곤 출국금지 해제… '불송치' 가닥 전망

경찰청 측은 이날 지드래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27일 오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지난 25일 자로 만료된 지드래곤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해당 사건을 '불송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경찰은 이선균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연장 요청서'를 법무부에 보내 출국금지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선균은 구속된 전 유흥업소 여실장 A씨(29·여)가 자신을 속이고 약을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로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와 신원미상의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두 사람을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선균이 A씨에게 "왜 네가 이게 털렸고 뭘 원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다그치자 A씨가 "그래서 (공갈·협박범에게) '한번 보내 봐. 보내봐' 해도 사진 한 장 오는 게 없다"고 답하고, A씨가 "내가 오빠 옆에서 대마초 필 때 나 안 폈잖아. 몸에 오래 남는다고. 키트 보면 있잖아"라고 하자 이선균이 "응"이라고 답한 내용이 두 사람의 대화록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선균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총 5차례 마약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선균을 상대로 경찰이 진행한 '소변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모발·겨드랑이털 정밀 감정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