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의조 ‘불법 촬영 영상’, 휴대폰 말고 저장한 기기 또 있다

경찰이 황의조가 촬영한 성관계 영상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그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이달 중순 황의조가 쓰던 복수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확보했다. 황의조가 불법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들이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과는 다른 영상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경찰이 이렇게 판단한 데는 이미 알려진 피해자 A씨 외에도 또다른 피해자라 주장하는 B씨가 나온데다, 영상 유포자로 지목된 형수가 본인 핸드폰을 경찰 조사를 받는 도중 초기화하는 등 황의조 측이 뭔가 숨기려 하는 게 석연치 않다는 점에 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휴대폰과 노트북에서 지워진 자료를 복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할 수 있는 기기들은 최대한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만약 디지털포렌식 끝에 영상 등이 나온다면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경찰은 최근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자 A씨와는 또 다른 피해자 B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 측 이은의 변호사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또 다른 피해자인데 상담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고, 실제 상담 예약을 잡기도 했다”며 “그러나 피해자의 신상을 드러낸 황의조 측의 입장문이 보도된 후 이 분이 돌연 상담을 취소했다”고 하기도 했다.

황의조는 지난 6월 소셜미디어에 본인이 나온 성관계 영상이 유포됐다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유포자는 황의조 친형수로 드러났다. 그리고 영상에 나온 여성 A씨가 황의조가 동의 없이 영상을 찍었다고 경찰에 처벌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달 중순 황의조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시민단체들은 논란이 일고도 황의조를 대표팀에 뛰게 했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규탄 성명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체육시민연대는 24일 “성관계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는가”라며 “(협회는)논란이 해소되기까지라도 출전 중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2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가 아무렇지 않게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은 ‘불법촬영을 해도 문제 없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라며 “유·무죄 여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몫이지만, 사법적 조치 외에도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은 이 사안이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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