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3국 외교장관회담이 4년 만에 부산에서 열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제10회 한일중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부산에서 요코 외무상과 왕 외교부장과 만나 오찬을 갖고 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3국 장관은 한일중 정상회의 일정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한일중 세 국가의 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2019년 8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박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아름다운 항구도시 부산에 온걸 환영한다. 부산에서 뵈니 우리집에 온것처럼 마음이 편하다"며 "누리마루는 2005년 11월 APEC 정상회의 열렸던 장소다. 20년전 역내 경제협력과 번영을 갈구했던 정신은 우리 한중일이 나아갈 방향과 일치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3국 협력의 최정점에 있는 3국 정상회의가 빠른 시일내에 열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면서 "2008년 최초로 열린 3국 정상회의와 2011년 3국 협력 사무국(TCS)설립으로 제도화를 마련한 초심을 되살려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국 협력이 2030 세계박람회와 함께하길 바란다"며 "좋은 오케스트라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화합의 협주곡 연주를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가마카와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안한 중동정세, 북한의 도발 등 국제정세가 어렵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 진보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지역과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전향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왕이 외교부장 역시 "2019년 이래 4년만의 외교장관회의다. 4년간 대화의 진도는 늦춰졌지만 실질적인 협력과 인적 교류는 중단된적이 없다"면서 "3국의 협력은 튼튼한 기반, 강력한 수요, 커다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중 관계는 두 번째 30년을 맞았고, 중일 관계는 45주년을 맞았다"면서 "중국은 이웃을 동반자로 삼고 사이좋게 지내는 선린우호 정신을 바탕으로 한일과 협력해 3국 협력의 정상발전궤도 복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3국 외교장관회의 개최를 통해 정부가 국익 중심의 원칙있고 똑똑한 외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외교장관회의는 3국이 상호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위한 똑똑한 외교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다만 중국 측은 회담 이후 진행될 예정인 만찬과 공동 기자회견을 사실상 거부했다. 왕 외교부장이 너무 바빠 일정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왕 외교부장은 회담이 끝나면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의장국인 한국은 3국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과 만찬을 준비했으나 중국 측 사정으로 인해 중단됐다. 이 매체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대한 견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26/20231126000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