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함께 양대 포털사이트로 불리는 '다음(DAUM)'이 뉴스 영역에서 검색 제휴 언론사들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단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24일 다음은 기사 검색 시 '콘텐츠 제휴(Content Partner, 이하 'CP사)' 언론사의 기사만 볼 수 있는 '다음뉴스 보기' 옵션을 도입했는데, 지난 22일 오후 4시 18분경 CP사 기사(다음뉴스)만 검색되는 것으로 기본 설정값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기본 설정을 '전체'로 바꾸지 않는 한 CP사 기사만 노출돼 검색 제휴 매체 기사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음이 '다음뉴스 보기'를 옵션이 아닌 '기본값(디폴트값)'으로 설정함에 따라, 다음에 접속한 이용자들이 사실상 특정 언론사들의 기사만 보게될 공산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뉴스 검색 시 '뉴스 검색 설정' 탭을 누른 뒤 '뉴스 제휴 언론사'로 매겨진 디폴트값을 '전체'로 변경하면 기존처럼 검색 제휴 기사들을 볼 수 있다고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이미 설정된 기본값을 바꾸면서까지 뉴스를 검색하는 이용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검색 제휴사들의 노출 빈도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사 노출 막아, 국민의 눈과 귀 가리려 하나"
23일 다음의 이러한 '검색 노출 차별 설정' 소식이 전해지자 다수 언론은 각종 기사를 통해 "형평성에 어긋난 이 같은 조치는 기존 중소 인터넷신문이나 전문지 등 언론 매체를 말살하는 만행이자, 다양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아주경제·경인일보·프라임경제·일요시사 등 다수 언론은 "카카오의 도를 넘은 갑질" "다음, 언론 통제 나서나?" "'개선'이라기 보다는 '개악'" "대다수 중소 규모 및 지역, 풀뿌리, 전문 언론의 생존을 틀어막고, 뉴스여론시장의 편파성과 불공정성을 불러오는 언론 말살 행위"라며 규탄에 가까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언론단체에서도 강한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는 이날 긴급 배포한 성명을 통해 "다음의 검색 설정 변경은 언론의 다양성과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 검색 결과값의 노출 변경은 기본적인 언론 환경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며, 저널리즘의 다양성을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한 언총은 "소규모 언론사들은 전문 분야에 집중하거나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논평과 비평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제안해 왔는데, 이런 언론사들이 포털 검색 결과에서 배제되는 것은 '언론 탄압'이자,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언총은 "네이버 역시 얼마 전 'PC와 모바일 우선 선택' 옵션을 설치하면서, 검색 결과값에 인위적인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을 스스로 방증했다"며 "23일 현재 네이버 검색창에 '대통령 순방'을 검색하면 비판조의 기사들이 우선 노출되는 등, 네이버 역시 모바일 메인 언론사 선택 버튼을 두고 있으나, 버튼의 선택 유무와 관계없이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들이 자주 검색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CP사는 89곳, 검색 제휴사는 900여 곳이고, 다음 CP사는 150곳, 검색 제휴사는 1300곳 정도"라고 포털 제휴사 현황을 소개한 언총은 "다음의 검색 제휴사 1차 배제 조치는 10% 언론사를 위해 90% 언론사의 저널리즘 활동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다음은 중소 언론사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즉시 중단하고, 네이버는 정부 비판적 언론사 CP사만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결과에 대해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23/20231123002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