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당일인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쏠린 만인의 시선을 전환하고, 당 업무로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영수회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글을 적었다.
이 대표는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풍요를 즐기고 기쁨을 나누어야할 한가위임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앞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라며 "대통령이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날 영수회담 제안은 그동안 단식과 구속영장 등으로 일시정지상태였던 당 업무로의 공식 복귀 신호탄으로 읽힌다.
9월 영장 청구설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현 정권을 탓하며 시작한 단식이었으나,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지지세 결집을 위한 이 대표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된 자신의 체포동의안은 149표 찬성을 받아 가결되는 등 당 내부에서조차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이틀 뒤인 23일 단식을 중단했고,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직접 출석해 항변했다.
27일 새벽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이 대표는 다음날인 28일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선거 관련 현황을 보고받았다. 같은 날 홍익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도 진행했다.
단식과 사법 리스크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털어내는 동시에 당무에 복귀하기 위해 이 대표가 첫 대외 메세지로 영수회담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월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국회 상황 등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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