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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창립 축하’ 단체 “광화문광장 세종·이순신에 문제의식 못 느끼면 우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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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박정희 대통령도 우파 아니겠네

 

경향신문

 

[단독] ‘김기현 창립 축하’ 단체 “광화문광장 세종·이순신에 문제의식 못 느끼면 우파 아냐”

입력2023.09.13. 오전 10:35 

수정2023.09.13. 오전 10:42

 

문광호 기자

  

‘문화자유행동’ 최범 공동대표
창립기념행사 발표문서 언급
“이순신은 대한민국 사람 아냐
동상, 박물관·기념관에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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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 및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창립을 축하한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의 최범 공동대표가 지난 12일 창립기념행사 발표문에서 밝힌 생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좌파의 민족주의는 종족주의”라는 뉴라이트적 역사관을 우파 문화운동의 뼈대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문화자유행동은 신생 문화예술단체로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부터 대통령실까지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최 대표는 문화예술계의 우파 활동을 강조하며 “문화우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생산하는 진보 전위 세력이 돼야 한다”고 했다. 여권과 문화예술인 단체의 만남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향신문이 13일 입수한 문화자유행동 자료집에 따르면 이들은 우파 문화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이념적 색채를 드러냈다.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이용호·김승수·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다수의 여권 인사가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역임한 김준규 전 총장, 보수 성향 소설가로 2017년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서툴고 때 묻었지만 용감한 시도였다”고 평가한 복거일 작가 등도 참석했다.

최 대표는 발표문에서 ‘민족주의’를 ‘종족주의’로 표현하는 등 뉴라이트적 시각을 드러냈다. 종족주의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평가되는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민족주의를 폄훼하기 위해 쓰는 단어다. 최 대표는 “한국 좌파의 성격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인데 집단주의를 재생산하는 것은 하나는 종족주의, 또 하나는 맹목적 전통 숭배”라며 “사실상 좌파가 말하는 민족주의는 종족주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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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자유행동 발표문 중 일부

최 대표는 “좌파는 근대를 외세의 침략이라고 본다”며 “화폐나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세종과 이순신을 그냥 위대한 조상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는 근대국가가 무엇인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자일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문화예술계에서 우파가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구체적 전략도 제시했다. 최 대표는 “우파가 다시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형태에 맞는 사회문화적 내용을 갖춰야 한다”며 “좌파는 반대한민국·반근대화 세력이다. 이에 대해 우파는 대한민국·근대화 세력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발제자들은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을 평가하고 지원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태원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좌경화된 언론, 법조, 정치권과 연대해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며 “문화계 이권 카르텔의 등장”이라고 주장했다. 정광렬 문화가치연구소 대표는 “시대의 변화와 수요에 따라 정부의 역할과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며 “좌파의 이슈 선점과 담론 형성에 대한 대응 미흡 등 산적한 문화정책 현안이 많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문화예술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자유행동은 문화예술계에서 이념에 기반한 정치적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참석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문화를 이용해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악습도 용납할 수 없다. 오늘 문화자유행동이 창립됨으로써 역사 왜곡의 확산을 막고, 문화운동 단체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 확산에 나선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 문화자유행동은 창립선언문에서 “한국 문화 제도의 부조리와 모순 및 퇴행을 바로잡기 위한 건전한 비판과 감시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 성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를 탄압하고 각종 문화예술계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좌파 연예인 탄압 활동’을 펼쳤다. 문화계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배우 문성근,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 등이 대상이 됐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행사에서 “최근에 어떤 밴드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해서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이라며 밴드 자우림 멤버 김윤아씨를 비난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대통령이 이념 전쟁을 선포를 하면서 내각이나 당에서 전방위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면 각종 단체도 자기 검열에 들어가고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예산이라든지 각종 정부 지원과 연계돼 있을 수밖에 없어서 사실상 준블랙리스트 같은 상황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세종이랑 이순신은 조선시대 사람이고 대한민국 사람은 아니지 않나”라며 “민족의 영웅하고 상관없고, 소위 국가 정체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역사적인 인물은 역사적인 장소에 그분들이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이 박물관이나 무슨 이순신 기념관이나 세종대왕 기념관에 있는 것은 괜찮다”며 “광화문은 어쨌든 간에 대한민국의 중심 가로이라 전부 다 조선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 것은 공화국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착종된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존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문화자유행동과 여권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정부와 당과 관련된 인물들은 있겠으나 그거는 사인의 자격인 것이고 정부, 당하고는 아무 상관없다”며 “(정부 활동과 보조를 맞추는지 여부는) 결과적으로 그런 면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의식하거나 의도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문광호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신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낸 기금으로 건립됐다.

입력2019.01.23. 오후 1:11 

수정2019.01.23. 오후 4:02

  

전체 높이 17m로 당시 동양 최대규모[서울신문]

1968년 4월 27일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순신 장군 동상 제막식. 서울신문 DB서울시가 지난 21일 광화문광장을 3.7배 넓게 새로 조성하겠다고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새 광장에 대한 시민의 기대감이 큰 만큼 조성의 큰 축인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동상 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수진영은 “50년이 넘는 기간 시민을 지킨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의 상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연말까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현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8년 4월 27일 세워졌다. 당시 세종네거리 제1녹지대에서 건립된 충무공 조상은 박 대통령이 기금을 헌납했고 친필로 ‘충무공이순신장군상’이라고 세겼다. 전체 높이 17m로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 이날 제막식에는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이효상 국회의장, 김종필 건립위 총재, 장태화 서울신문 사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제막식 장면. 왼쪽부터 장태화 서울신문 사장, 신범식 문공부장관, 박종규 경호실장, 조상호 의전수석, 이후락 비서실장, 박 대통령, 김성곤 국회재경위원장. 서울신문 DB원래 세종로 한가운데 녹지대에는 미술대학생들 작품인 37기의 석고 위인상이 세워져 있었다. 서울시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우고 형상이 초라하고 훼손된 석고상을 철거했고, 서울신문이 나서 동상 건립을 추진했다. 제1회 5.16 민족상 산업부문 장려상 수상자인 이한상 풍전산업 사장이 상금 50만원을 서울신문에 기탁하면서 사업이 구체화됐다. 1966년 8월 11일 ‘애국선열 조상 건립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초대 총재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추대됐다.

위원회는 조상을 건립할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각계 인사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을 1968년에 세웠다. 세종대왕 동상은 김종필 총재가 기금을 헌납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등 1기당 건립자금은 현재 가치로 수십 억원대가 넘는 2000여만원이 들었다.

광화문 사거리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2010년 11월 균열 등 보수를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나긴 했지만 세워진 이후 50년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남상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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