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은 폭행으로 구금, 美 송환 중이던 이등병…'하하하' 웃더니 뛰어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 월북한 미군은 징계 조치로 한 달 반 동안 구금돼 있었던 이등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는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 측과 접촉 중이다.

주한미군 소속 이등병(PV2) 트레비스 T. 킹은 18일 오후 JSA를 견학하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군인은 폭행 혐의로 한국에서 체포됐다가 최근 한국 감옥에서 풀려났으며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미국 당국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월북한 미군 병사는 한 달 반 동안 징계 조치로 구금 시설에 수감돼 있었다"며 "그는 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됐지만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대신 공항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항까지 호송된 이 군인이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JSA 견학에 참여했는지, 자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미 CBS에 밝혔다.

미 육군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군인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정규군 19D(기병정찰병)이며 주한미군 순환근무 기간에 본래 제1기갑사단 제1기병연대 제6대대와 제1여단 전투단에 배속됐었고, 현재는 행정상 제4보병사단 제12보병연대 제2여단 전투단 제1대대에 소속돼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화상회의 뒤 미 국방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견학 도중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믿고 있다.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조사하면서 군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우리 장병의 안녕을 전적으로, 무엇보다 걱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집중하면서 향후 며칠간 사건의 전개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브리핑을 받았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대통령이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고 추가 상황에 대해서도 지속해 보고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국방부가 북한군 카운터파트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국무부와 국방부, 유엔, 백악관이 모두 협력해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