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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에 앞서 이뤄진 한 외신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회복과 관련해 '안보 문제의 시급성'을 들어 "더는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공개한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한국의 안보 문제가 너무 시급해서 일본과의 협력을 더 지연시킬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WP는 90분에 가까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긴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면서 "(한일관계 개선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결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럽은 지난 100년간 여러 번의 전쟁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인 국가들과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결단을 필요로 했던 문제"라며 "설득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일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는 견해의 연장선상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21일 사실상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며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WP 인터뷰에서는 또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견해도 소개됐다. 그러나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던 데 비해서는 완화된 표현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앞서 로이터 인터뷰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WP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 많은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을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맹이며 무엇보다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국빈방미의 의의에 대해 "(방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 국민들이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를 양국이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P는 미국의 안보 보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 커지는 핵 보유 요구에 더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이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등과 같은 마찰 요인들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WP는 윤 대통령이 강골 검사의 모습이 주목받으면서 대권까지 도전하게 됐다고도 소개했다.
또한 "비공개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놀랄만큼 여과되지 않은 모습(surprisingly unfiltered)'으로 알려졌다"는 여담도 보도했다.
WP는 "윤 대통령은 공적인 자리에서도 역시 세련되지 않은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서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있었던 글로벌 보건행사(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가 국회의원을 모욕한 것(he insulted lawmakers)이 '핫 마이크(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하는 말 실수)'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을 '실수 기계'라고 부르는 바이든은 아마도 여기에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당시 윤 대통령의 '핫 마이크' 발언에 '이XX'이라고 자막을 달고 보도한 MBC에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4/24/20230424002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