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충성부대"… 이정근 "내가 만들게"… 黨 문제 깊숙이 논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수사의 스모킹건(smoking gun)이 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송영길 전 대표와 상당한 신뢰관계 속에서 당내 문제를 사사건건 논의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19일 JTBC 뉴스룸이 공개한 녹취파일을 살펴보면 송 전 대표는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에서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당내 문제를 상의한다.

먼저 송 전 대표는 "OO하고 O이하고 셋이 팀워크를 잘 맞춰서"라고 한다. 이에 이 전 부총장은 "그거는 내가 잘 맞출게"라고 응한다.

이어 송 전 대표가 "OOO가 밤에 전화 와가지고 욕이란 욕은 다 퍼부어가지고 그냥. 잠을 설쳤네. 이제 와서 충성부대를 만들어서"라고 하자, 이 전 부총장은 "백업하는 군단을 내가 오늘부터 만들게. 뭐든 다 의논하고"라고 한다.

현재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이 전 부총장의 형편없는 진술을 증거로 낚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부총장도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총장 측 변호인도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이 전 부총장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의 녹취에선 돈 봉투 자금을 마련한 스폰서들이 다수 등장한다.

검찰은 20일 강 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불법 자금 총 9400만원 중 8000만원이 지역 사업가를 통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총장과 강 회장의 통화 내용을 보면 스폰서 중 하나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는 스폰의 대가로 자신의 자녀를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실제로 송 전 대표가 당선된 후 김씨의 자녀가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근무한 사실도 확인됐다.

녹취파일에는 또 다른 스폰서로 지목된 강모 씨도 등장한다. 이 전 부총장은 윤관석 의원과의 통화에서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아니 그다음에 그거 나중에 저기 하나 주면 돼"라고 한다.

그러자 윤 의원은 "당직? 그런거야 뭐 하나 찾아보면 되니까"라고 한다. 이 대화는 두 사람이 강씨와의 골프 약속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스폰의 대가로 당직을 주기로 협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정당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윤 의원과 관련자들의 주거지, 사무실 등 2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송 전 대표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오는 22일 기자회견에서 귀국 일정 등을 밝히겠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