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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리스트가 느꼈던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기억이 피아노 선율과 함께 펼쳐지고, 루이 엑토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 미디어아트와 무용수의 아름다운 몸짓이 더해져 경이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피아니스트 이진상(41),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39)이 클래식과 미디어아트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3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에 선정된 이진상과 윤소영은 4·6월 각각 1회씩 공연하고, 11월 19일에는 두 연주자가 함께하는 무대를 꾸민다.
롯데콘서트홀이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는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개성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다른 공연장의 상주아티스트 제도와 달리 독주회는 물론 연주자 개인의 역량과 예술적 성취를 위한 모험을 시도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한다.
올해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meets 미디어 아트'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진상·윤소영은 직접 콘셉트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안무가 차진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현대미술가 황선정과 협업해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생동감 넘치는 공연을 보여준다.
이진상은 2009년 스위스 '게자 안다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다. 그는 오는 22일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첫 무대에서 리스트의 '시스티나 성당'을 들려주고, 50분이 넘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피아노와 퍼커션 버전으로 연주한다.
이진상은 "관객의 입장에서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새로운 음악적 도전이기도 하다"며 "미디어아트와 무용을 결합하려면 극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베를리오즈를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폭넓은 감정, 사랑을 빠지는 과정을 그리기에 적합한 곡이다"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 연주자들은 악보를 보고 구조적인 측면이나 내용을 파악하고 악기로 표현하는데, 미디어아트와 작업을 해보니 음악을 듣고 떠오른 감각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다. 훨씬 더 직관적이다. 내 연주에서 영감을 받아서 무언가 만들어낸다는 점이 신기했다"고 밝혔다.
윤소영은 6월 23일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와 현대음악 작곡가 막스 리히터가 재해석한 '사계'를 차례로 들려준다. "미디어아트와 작업한 경험이 없어서 상상이 잘 안된다. 비발디의 사계는 모두가 아는 유명한 곡이고, 리히터의 사계는 빈 공간이 많은 백지장 같은 느낌이 난다. 두 곡을 비교하면서 들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디지털화 시대에 음악분야도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키는 미디어아트가 발전되고 있다. 그 중 프로젝션 매핑(특정 대상물의 표면에 영상을 비춰 해당 대상물이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 많이 사용된다. 음악을 가시화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보여주면 난해한 클래식의 이해를 도와주고 예술성을 극대화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차진엽은 "기존의 클래식 음악 형식을 유지하면서 공연장 곳곳을 활용해 영상 프로젝션으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이진상 피아니스트가 악보를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이런 과정은 처음 겪는다. 자신만의 해석이 들어가고, 소설을 읽듯 음표 하나하나에 언어가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4/19/20230419001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