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데이트 해보고"… 김기현 "잘 담글 것"… 익어가는 '김장연대'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향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의 두번째 모임 후 '김장연대'와 관련해 "맞선 본 지 얼마 안 돼서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며 "커피도 먹어보고 영화도 같이 보고 밥도 같이 먹어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장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과 김 의원을 둘러싼 김장연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공감 후 기자들과 만나 "김장연대라는 걸 공식화 선언할 계획 자체가 없다"고 답을 피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김장을 담그면 되지, 김장을 담근다고 선언하느냐"라며 "김장을 잘 담가 맛있게 식단에 올려 놓으면 풍부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우리 국민 건강도, 정치권에 영양분도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규칙을 당원투표 100%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윤심(尹心)'이 향하는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핵심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국민의힘의 당권 도전 공식화를 선언한 김 의원과 최근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른바 '김장연대설'에 불이 붙고 있다.

윤핵관인 장 의원이 김 의원에게 윤심을 전달하는 등 김 의원을 차기 당대표로 밀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장 의원이 주도하는 경남혁신포럼 정기총회에도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혁신포럼은 장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단체다.

김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시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총회에서 축사를 통해 "제가 봐도 정말 대통령이 신뢰하는 분"이라며 "후보 경선도 이기고 대선도 이기고, 처음에는 조금 삐거덕했지만, 장 의원이 나타나니까 싹 정리가 됐다"고 장 의원을 추켜세웠다.

장 의원도 김 의원을 소개하며 "울산시장을 하며 행정 경험을 쌓고 국회에선 4선, 원내 사령탑까지 한 투쟁력과 전략을 동시에 가진 분"이라고 덕담을 건냈다.

한편 장 의원은 21일 차기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 "우리 당이 잘 되길 바라는 분인 당원이 당을 혁신적으로 이끌 당대표를 뽑는 것이 뭐가 문제냐"라며 "우리 당이 안 되길 바라는 분의 생각이 우리 당대표 선출에 영향 미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어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이, 당대표는 당원이 각각 뽑고 공직 출마 후보자는 나름의 룰을 정하는 것이 옳다"며 "당원이 당대표를 뽑는 것을 반대하는 분은 당원을 폄훼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의 대표가 되려면 사사건건 우리 당 발목을 잡는 야당의 지지가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목숨 걸고 헌신한 우리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