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4월까지 정찰위성 개발" 선언… 고체연료 ICBM 완성 예고

북한이 오는 2023년 4월까지 '동창리 중요시험'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이곳에서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을 한 북한이 내년 봄까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번 중요시험은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두었다"며 "시험은 20m 분해능시험용 전색 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 영상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 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하여 고도 500km까지 고각 발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 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 장비에 대한 촬영조종지령과 자세조종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하면서 자료 전송 장치들의 처리 능력과 안전성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시험을 통하여 우주환경 조건에서의 촬영기운용기술과 통신장치들의 자료처리 및 전송능력, 지상관제체계의 추적 및 조종정확성을 비롯한 중요기술적지표들을 확증한 데 대하여 국가우주개발국은 중요한 성과이자 정찰위성발사의 최종관문공정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우주개발국이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군은 같은 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탄도미사일을 포착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13분께부터 낮 12시5분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이 발사됐다.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약 500km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합참은 설명했으며, 자세한 제원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이 분석한 북한 미사일의 최초 고도는 약 550km로, 해당 미사일은 약 500km를 비행한 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외각에 떨어졌다. 정상각도라면 1000km 이상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MRBM의 사거리는 1000~3000km이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19일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군사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적을 이롭게 할 수도 있고, 혼선이나 기만에 활용될 수도 있다. 북한이 군사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 군의 정보자산은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 발사라 속이고 실제로는 탄도미사일 시험

이날 북 매체들이 언급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결국 ICBM으로 풀이되고 있다. 위성과 탄도미사일의 개발과정이나 제원, 구조 등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 개발'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위성 발사라고 속이고 실제로는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2월 27일과 3월 5일 "정찰위성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하면서 괴물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한 전력이 있다.

또 지난 15일에는 '중대 시험'과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언급하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급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을 한 바 있다.

결국 북한이 내년 4월까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ICBM을 개발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정찰위성용 발사체 시험이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북한의 공개적 보도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지만, 탐지자산을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는 어제(18일) 북한이 발사한 것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며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는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탄도미사일 65발 발사…최근 고체연료 시험도

이날 MRBM을 포함해 2022년 한 해동안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총 36차례 65발로 집계됐다. ICBM급 8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2발, MRBM 4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51발 등이다. 이는 지난 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제임스마틴비확산연구센터가 발표한 1984~2022년 북한 미사일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1984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8발 정도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2014년 들어 19발을 쐈고, 2015년 15발, 2016년 24발, 2017년 21발, 2019년 27발 등 10~20회를 오르내렸다. 2020년에는 9발, 지난해에는 6발이었다.

최근에는 ICBM 성능 개량을 위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상당수의 미사일은 대부분 액체연료 엔진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옛소련의 미사일들을 들여왔기 때문으로, 러시아 역시 액체연료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15일 오전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톤포스) 추진력과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날 '중대 시험'을 통해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갖게 됐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이번 MRBM 발사를 두고 '고체연료 미사일'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일 북한이 시험 발사 장면이라고 공개한 사진에는 고체연료가 아닌, 액체 추진체의 모습이 담겼다. 분출하는 화염의 색깔과 모양, 미사일 형상 등을 봤을 때 기존 액체연료의 노동 미사일 동체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운반체의 외형과 분출 화염, 궤적 등을 볼 때 북한이 주장하는 정찰위성 시험에는 노동 미사일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