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이전사업 전면 중단…洪 시장 `훼방에 일할 명분 없어`

대구시 신청사 이전사업 전면 중단…洪 시장 `훼방에 일할 명분 없어`

mnews.imaeil.com

시의회 신청사 설계비 130억 전액 삭감 여파…2028년 준공 무산될듯
홍 시장 "내후년 예산안 보고 재추진 검토"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사업이 기약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대구시의회가 130억원 규모의 신청사 설계비를 내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함에 따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청사 이전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홍 시장은 15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신청사 이전을 추진하려면 일단 설계 용역에 착수한 뒤 건립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하는게 순서인데 처음부터 못하게 봉쇄를 해버려 황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2025년 착공해서 2028년에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1년을 통째로 날리게 돼 버렸고, 신청사건립과 직원 9명이 1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부서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은 모두 다른 부서로 전출토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벌인 내년도 대구시 예산안 심사에서 신청사 설계 공모 설계비 130억4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신청사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한 청사 부지 일부 매각을 두고 일부 시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시의 부채비율을 줄이고자 달서구 두류동 신청사 부지 15만8천㎡ 가운데 9만㎡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기금 390억여원은 어차피 신청사 건립에 쓸 돈인데 그 기금을 쓰지 말라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설계 공모 시기도 당초 내년 7월에서 3월로 앞당겨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훼방을 하니 더 일 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청사 설립 재추진 여부는 내후년 예산안 편성 때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달서구병)이 제안한 이전 예정지 매각 규모 축소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대구시 신청사의 올바른 건립과 재정 조달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매각 대상 부지 규모를 시가 계획한 9만㎡에서 3만3천㎡로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어이없는 발상"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워낙 나쁜데다가 짜투리땅을 넘겨준다고 해도 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일축했다.

시의원들은 신청사 이전 부지 일부 매각에 반대하는 것인데도 이전 사업이 중단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황순자 대구시의원(달서구)은 "설계비는 부지 매각이 전제였기 때문에 삭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사업 중단에 대해 달서구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종학 대구신청사달서구민추진위원장은 "대구시가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는 것 같다. 시민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홍 시장이 신청사 건립을 진짜로 추진할 생각인지, 그 진심에도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달서구 관계자는 "구청 입장에서는 신청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권 르네상스 사업' 등 신청사와 관련된 마중물 사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