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아이들 급류에 익사시키자"…러 국영방송 막말 논란

"우크라 아이들 급류에 익사시키자"…러 국영방송 막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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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크라소프스키(사진) 러시아 국영방송 RT 국장 겸 진행자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대량학살해야 한다"고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트위터 캡처러시아 국영방송의 진행자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대량학살해야 한다는 등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텔레그래프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안톤 크라소프스키(47) 러시아 국영방송 RT 국장 겸 진행자는 지난주 본인이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반우크라이나 성향의 러시아 공상과학 작가 세르게이 루캬넨코와의 인터뷰 도중 "러시아를 비판한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급류에 익사시키자"고 말했다.

방송에서 루캬넨코는 1980년대 우크라이나 서부를 처음 방문했을 때 만난 어린이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가 더 잘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크라소프스키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목덜미를 잡고 강에 빠뜨리는 모양새를 흉내 냈다. 그런 다음 그는 웃으면서 "그런 아이들은 강물에 던져 빠뜨리자"고 했다.

크라소프스키는 인터뷰 내내 인종차별적 비방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존재해선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을 오두막에 몰아넣어 불태워 죽이고, 러시아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총으로 쏴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 다소 호전적인 발언을 일삼는 인사로, 크렘린궁 지지층 사이에서도 극우·극단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강간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웃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적이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또 최근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 폭파 사건 이후, 러시아가 보복성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폭격하자 본인 자택에서 러시아군 실내복을 입고 춤추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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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일 자국 군부대를 지휘하며 수장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크게 분노하며 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해당 방송 영상을 공유하면서 "RT 방송을 전 세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며 "당신의 나라에서 RT를 허가하는 건 이 방송 내용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 표현의 자유와 무관한 공격적인 대량 학살 선동"이라며 "우리는 이 진행자를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RT는 크라소프스키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면서 그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처분을 내렸다.

텔레그래프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인 '탈나치화' 등을 선전하기 위해 국영 TV 방송을 이용해 왔다"며 "선전전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러시아인의 증오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수 세대가 흘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