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불매운동 ‘회의론’에… “때리고 또 때리는 장기전으로”
n.news.naver.com
원본보기
한 트위터 이용자가 19일 "SPC 불매운동에 임하는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글과 함께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쫓아다니며 숟가락으로 계속 내려치는 사진 이미지를 올렸다. 이 누리꾼은 "불매운동은 장기전"이라며 "언젠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뒤 온라인상에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해봤자 본사에는 효과 없다’ ‘오히려 가맹점 피해가 우려된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이에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여론층에서는 점차 매출이 줄어들었던 ‘남양유업’ 사례를 들며 “불매운동은 장기전”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불매운동’을 키워드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노동자의 피 묻은 빵을 먹을 수 없다”며 ‘SPC 불매’를 선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번 사고와 무관한 가맹점주들이 원치 않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고, 이에 대한 재반론이 나왔다.
원본보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SNS에서 ‘SPC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불매운동’ 회의론은 SPC가 베이커리 디저트 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십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 우려다. 사실상 SPC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매운동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SNS에서는 SPC가 운영하는 계열사 브랜드를 정리한 목록이 확산됐다. SPC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샤니, 삼립식품 등 베이커리·디저트 브랜드부터 쉐이크쉑, 파스쿠찌 등 외식과 커피 브랜드 등까지 계열사 산하 브랜드를 갖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SPC같이 지배력이 큰 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은 효과가 없다. 결국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매운동 대신 SPC 본사에 대한 법적 규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입법 강화 등의 정교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은 어차피 길게 봐야 한다”는 재반론이 나왔다. 이들의 논리는 ‘당장 다 문을 닫게 만들자는 게 아니라 매출이 점차 줄게 만들어 본사 측이 정신을 차리게 만들자’는 것이다.
원본보기
트위터 캡처
한 트위터 이용자는 19일 “불매운동은 장기전”이라며 “누가 사주거나 정말 먹고 싶거나 아무리 봐도 대체재가 안 보이면 그냥 드세요. 하지만 그냥 꾸준히 하면 몇백 원 더 비싸도 그거 말고 다른 걸 사 먹으면 언젠가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이 이용자는 201년 대리점 갑질 사태 등으로 불매운동 대상이 됐던 남양유업이 매출이 해가 갈수록 감소하다 결국 적자의 수렁에 빠지게 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트윗은 20일 오전 8시 기준 2만6000번 넘게 리트윗됐다.
다른 누리꾼들도 “불매운동의 마음가짐을 ‘이건 안 사야지’로 잡으면 힘들다. ‘타사 제품 중에서 골라야지’로 잡아야 한다” “100개 팔리다 90개로 줄어도 긴장하게 되는 게 장사다. 판매량이 0개가 되는 게 아니면 의미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등 불매운동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일부 누리꾼은 “SPC를 규탄하는 점주가 있다면 이용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경기도 평택의 한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공장 측이 다음 날에도 사고 현장을 흰 천으로 가려놓고 직원들에게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커졌다.
당시 공장 측 입장은 혼합기 9개 중 안전장치가 없는 7대에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다른 기계로 작업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SNS에서는 “사람을 갈아 넣고 만든 빵을 어떻게 먹느냐”며 SPC 불매운동 조짐이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