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735470
사건 관계자 “전씨가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점이 영장 기각에 참작됐다고 본다”
서울 지하철 역사 내 화장실에서 전 직장동료였던 여성 역무원을 무참히 살해한 피의자가 과거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던 사실이 전해졌다. 피해자가 자신을 300여차례나 스토킹해온 피의자를 두 차례나 고소했음에도 당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법원은 지난 16일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고 도주가 우려된다”라며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전모(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피해자인 20대 여성 A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전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관계자는 “전씨가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점이 영장 기각에 참작됐다고 본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합격 다음해 시작되는 1년간의 실무수습 기간을 마치지 못해 정식 회계사 자격증을 소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공인회계사법에 따르면 합격자는 약 1년의 실무 수습기간을 거쳐야만 정식 공인회계사로 활동할 수 있다.
사실상 A씨는 지난해 10월 첫 고소장을 제출한 다음날부터는 한 달 동안 신변보호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은 A씨가 거절했다. A씨가 원치 않아 신변보호 기간도 연장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A씨가 올 1월 전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을 때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 신당역사 내 여자화장실 앞에 숨어 있다 야간 근무 중이던 A씨가 오후 8시56분쯤 들어오자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화장실 비상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전씨는 지난해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된 후 직위 해제됐지만 공사 직원 신분을 유지해왔고 내부망을 통해 A씨가 오후 6시부터 야간근무에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참극을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했다. A씨 가족은 A씨가 3년여 전부터 전씨로부터 300여차례 스토킹을 당해왔다고 전했다.
현화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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