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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홍준표를 좋아하게 됐는가

한나라당홍준표

촛불집회까지 나가던 아버지는

저녁마다 JTBC 뉴스를 트셨다.

 

뉴스에선 촛불집회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내용이 흘러나왔다.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중학생이던 나는

'저게 뭐지?' 싶었다.

 

그리고 며칠 후, 또다른 뉴스가 흘러나왔다.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기타 재벌들 사이에

엄청난 비리가 있었다.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아, 보수는 나쁜 거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박근혜가 탄핵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기뻐했고,

그럼 대통령은 누구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어느새 대통령 선거를 한단다.

민주당 문재인, 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딱 이 5명만 알았고, 나머지 열 명은 누군지도 몰랐다.

아마 나 말고도 대부분이 그랬겠지.

 

외가에 갔을 때 TV 토론이 한창이었다.

문재인은 부드러운 말씨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고,

홍준표는 버럭 화를 내고 있었다.

유승민은 뭔가 아는 게 많아 보였고,

안철수는 내가 봐도 답답했다.

 

자연스레 '아, 홍준표도 나쁜 놈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살고 한동안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가

뉴스에서 경제가 최악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의문이 들었다.

 

어? 나쁜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님이 되신 거 아닌가?

그런데 왜 경제가 안 좋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능력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 건

2019년 겨울이었다.

 

스스로 뉴스도 찾아보고 통계청에서 통계도 찾아보니

정말로 경제는 좋지 않아 보였다.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가 외치던 공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고,

부동산이 걱정이라며 부모님의 한숨소리가 늘어났다.

 

그 때, 나는 대선 토론을 다시 보았다.

문재인은 정말로 멍청한 소리만 골라서 하고 있었고,

홍준표의 버럭은 정말 진심으로 답답해서 한 것으로 보였다.

유승민이 조목조목 문재인의 말을 반박하자

문재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쩔쩔맸고,

할 말이 없으니 안철수나 때리는 게 보였다.

 

그건 중학생이던 내 눈에도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

 

이건 아니구나.

그제서야 홍준표가 눈에 들어왔다.

막말이라고 생각되었고, 또 정말 막말이었던 것도 많지만

그의 말은 대부분 사실이었다.

 

경남도지사 시절 부채 탕감은 대단해 보였고,

이 사람이 대통령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2020년 총선, 내 바람은 두 가지였다.

미래통합당이 이기는 것과

홍준표가 살아 돌아오는 것.

 

물론 전자는 차 모씨가 제대로 말아먹어주신 덕에

진작에 포기했지만 홍준표는 끝까지 응원했고,

수성구을, '무소속 홍준표 당선' 이라는 짧은 말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윤석열이 대권주자로 떠오르자 내가 했던 생각은

젊은 층은 윤석열로 모두 가고,

노년층의 일부만 홍준표를 지지하겠구나.

뭐, 당연히 윤석열이 되겠지.

였다.

 

그러나 윤석열의 계속되는 망언을 나는 더 버틸 수 없었고

'현실적으로 안되지. 홍준표를 누가 뽑냐?'는 말에

나 스스로도 대답하지 못해 포기한 홍준표로

나는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2030이 홍준표를 바라보고

윤석열이 우리를 역선택이라 비난할수록

윤석열에 대한 혐오감은 더 커져만 갔고

정말로 홍준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홍준표는 최선을 다했고

민심은 결국 홍준표를 선택했다.

 

낙마 후에도 청년층을 버리지 않고

계속 품으려는 홍준표의 마음에

나는 홍준표가 참된 정치인의 표본이라고 생각했다.

 

정치 때문에 울기는 처음이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으니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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