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글의 사진은 대부분 다운 받은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실 맛난걸 먹을 때 사진 찍을 정신 머리를 챙기는 경우가 드물어서 사진을 남긴 곳이 참 적습니다.
특히 그 곳이 어릴 때 갔던 곳이라면 더더욱이요.
이점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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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회알못이다.
회 자체의 맛이나 식감 같은걸 잘 못 느끼는 편이라 간장과 와사비 맛으로 먹는 편이고, 당연히 초밥도 그런 편이다.
그나마 맛을 좀 구분하는건 연어같이 기름기가 많은 생선들이랑 양념이 강한 생선 정도?
그러다보니 굳이 초밥을 잘 찾아 먹지 않았다.
누가 같이 먹자 하면 그냥 ㅇㅋㅇㅋ 해서 따라가서 먹을 뿐...
그나마 친구 덕분에 오마카세를 몇 번 가고나서야 맛있는 초밥(회)과 아닌 초밥(회)을 조금 구분하게 되었다.
스시도쿠는 방문 텀이 좀 길었다. 최초 방문이 17년도 초반이었고, 그 다음 방문이 20년도였나 21년도 였나...
굳이 초밥을 찾아먹지 않을 뿐더러 왕십리 근처를 잘 갈 일이 없어서, 그리고 첫 방문 때 인상은 말 그대로 순수 '가성비' 였어서 굳이 다시 갈 생각을 안했었다.
먼저 메뉴판. 사실 초밥 세트 치고 13,000원이면 나쁘지 않은 가격인데 문제는 어디까지나 '초밥 세트 치고는'라는 점.
17년도 첫 방문 당시 초밥(회) 맛을 모르던 난 저 가격이면 조금 더 보태서 더 맛있는거 or 더 배부르게 먹을 수 있지 않나였다.
방문시 늘 먹었던건 본품 스시.
구성은 3~4년의 텀이 있음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맛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처음에 가성비라고 했던 이유는 저 본품 스시 12피스 외에도 서비스로 우동과 서더리 탕(뼈 매운탕)을 주셨었다.
서비스로 주신 것도 맛이 나쁘지 않았었고, 초밥하면 비싼데 배는 부르지 않다란 생각을 갖고 있던 당시 나에겐 서비스로 배까지 채울 수 있었으니 이정도면 가성비 정말 좋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다음 방문도 사실 내가 가고 싶었던 건 아니고 같이 식사하자던 사람이 이용권이 생겼고,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가지 않겠나 해서 가게 된 것이었다.
당시 웨이팅을 40분 정도 했던거 같았는데 처음 방문했을 때의 기억 밖에 없던 난 서비스는 좋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웨이팅을 할 곳인가...? 싶었었다.
그런데 음식을 먹어보곤 생각이 바뀌었다.
'아 이 곳은 진짜 맛집이 되었구나.' 딱 이 생각이 먼저 들었다.
회나 초밥 맛을 잘 모르던 내가 조금은 회/초밥 맛을 알게 되어서 일진 모르겠지만, 첫 방문과는 혀에 느껴지는 감동 자체가 틀렸다.
굳이 사자성어를 끌어다 쓰면 환골탈태 했다고 감히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
3년 인지 4년인지 모를 시간이 흐르는 동안 끊임없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셨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맛 집들을 찾아다니다보면, 처음의/좋아했던 맛에서 변질 되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처음의 맛 그대로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냥 무난히 거기 맛있으니 가봐라 하고 추천할 만한 곳이 변해서 나 조차도 더 이상 가지 않는 곳으로 바뀌는건, 진짜 순식간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히려 가격은 거의 변하지 않으면서 맛이 업그레이드 되는 곳은 진짜 보기 드물다.
언제까지 이 열정과 체력이 지속되실진 모르겠지만, 꼭 오래도록 이 열정과 진심이 바뀌지 않도록 응원하고 싶다.
위치는 왕십리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우측으로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약간 반지하처럼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골목이 있는데, 이 계단으로 내려가면 볼 수 있다.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본점 외에 옆 쪽에 분점을 열었다고 하시는데, 음식은 본 점에서 조리하시는 것 같다.
왕십리 쪽에서 초밥을 먹을 만한 곳을 찾는다면, 접대용이 아닌 이상 꼭 가봤으면 한다.
댕큐
회가 큼직해서 너무 아름답다
밥은 조금 작은데 회가 진짜 꼬리가 길게 늘어짐. 그래서 간장을 찍어먹는게 아니라 발라 먹으라고 저 붓을 뒀다고 하더라고.
스크랩합니다😁😁
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