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소견
이 여의 아일랜드에 표류해 원주민들과 생활한지 어언 두어 달
썩 만족스럽지 않은 표류생활 로빈슨 크루소이지만
뜻밖의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
이사 후 밤마다 한 오후 8~11시쯤 귀가하면
벽 옆으로 푸르륵 하는 소리가 났더랬다
첨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새소리'였다
아마도 어미새가 아기들 돌보는 소리리라. 어딘가 건물 구석에 둥지 틀고. 걔네들 입장에서도 뭔가 굵직한 아저씨 소리 들리니 '쉿, 아가야. 옆에 이상한 동물 왔쪄'하고 놀랐으리라 첨엔.
요즘은 푸드득 소리 들으며 그래도 마음의 안식 찾는다.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한가족으로서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비록 얼굴은 못 보지만, 무슨 벽 타고 매달려서 보러갈 수도 없고, 우리 아기 짹짹이들 무럭무럭 자라길.
아저씨 이상한 무쩌운 동물 아니란다, 그냥 대한민국 평범한 아저찌, 아기들.
대한민국 모든 이웃분들도, 힘든 세상이지만, 마음의 위안 찾는 세상 되길.
ps. 다행히 짹짹이들(임시 이름) 응가 냄새는 안 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