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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갈수록 장관(壯觀)인 여권의 ‘거니’

오주한

개미사회, 역할 못하는 이는 가차 없이 단죄

與圈일각, 역할 못하는 이에 가차 없이 아부

 

인간사회와 흡사한 개미사회

 

개미는 개미과(Formicidae)에 속하는 동물 총칭(總稱)이다.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 운영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에 의하면 본래 우리말로는 가얌이 등으로 호칭했다. 처음 지구상에 출현 또는 퍼진 때는 약 6000만년 전이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 1만5000종, 우리나라 국내에는 130종 안팎의 개미가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개미 신체는 일반적으로 머리‧가슴‧배로 나뉜다. 머리엔 더듬이가 있고 다리는 세 쌍이다. 턱은 잘 발달돼 다용도로 쓴다. 배 끝에선 포름산(Formic acid)을 배출하는데 침개미‧유랑개미 등은 독침도 갖고 있다.

 

개미는 체격 대비 힘도 좋아서 자기 체중의 약 ‘20배’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인간으로 치면 몸무게 70㎏인 사람이 1400㎏ 즉 1.4톤을 들 수 있는 꼴이다. 먹성도 좋아서 유기물(有機物)이란 유기물은 거의 대부분 먹어치울 수 있다.

 

개미는 인간‧벌 등과 마찬가지로 군집(群集) 즉 사회를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계급은 여왕개미(Queen)‧수개미(Male ant)‧일개미(Worker‧병정개미 포함)로 나뉜다. 수개미를 제외한 나머지 계급은 전원 암컷이다.

 

각자 위치에서 밥값 하는 개미들

 

개미사회 형성은 여왕개미의 결혼비행(Wedding flight)으로부터 시작된다. 큰 덩치, 긴 수명의 여왕개미는 수개미와 함께 우화(羽化) 때부터 날개를 갖고 태어난다. 공주개미 시절엔 개미굴에서 수개미와 함께 일개미 시중을 받으며 살다가 결혼비행 시즌이 오면 함께 날아오른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가 포식자(捕食者) 먹이가 되는 등 목숨 잃는다.

 

공주개미는 같은 굴 수개미와의 근친혼(近親婚) 방지를 위해 한참 비행한 뒤에야 페로몬을 분비한다. 교접(交接)이 끝나 비로소 여왕개미가 되면 제 날개를 떼어내고서 빈 땅에 새 살림을 차린다. 때로는 둘 이상의 여왕개미가 한집살림을 하기도 한다. 할 일을 마친 수개미는 짧은 생을 마감한다. 여왕개미는 알이 부화할 때까지 제 몸을 녹여 지극정성 돌본다.

 

첫 순위로 태어난 장녀(長女) 일개미는 여왕개미를 도와 굴을 확장하고 먹이를 채집한다. 일개미 머릿수가 충분해지면 여왕개미는 그 때부터 출산에만 전념한다. 유정란(有精卵)은 모두 암컷, 무정란(無精卵)은 모두 수컷이라고 한다. 여왕개미는 여왕물질(Queen substance)이란 것을 발산해 일개미 생식(生殖)기능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일개미 대다수는 개미굴 안에서 근무한다. 역할은 탁아(託兒)‧건축‧관리 등이다. 개미는 놀랍게도 목축(牧畜)도 한다. 일개미들은 진딧물을 무당벌레 등으로부터 지켜주는 대신 진딧물이 배설하는 단물을 얻는다. 일부 부전나비 종(種)은 마찬가지로 개미들에게 단물을 헌납하다가, 단물이 없어지는 성체(成體)가 되기 직전 굴 밖으로 목숨 건 도주에 나선다고 한다. 실패한 가냘픈 나비를 기다리는 건 개미업계의 부처(Butcher‧도살자) 그리고 정육창고다.

 

가위개미(잎꾼개미) 같은 경우 땅굴 안 일개미들은 농사도 짓는다. 식물 잎이 창고에 쌓이면 일개미들은 열심히 씹어 죽처럼 만든 뒤 몇몇 균류(菌類)를 심는다. 고동털개미는 나뭇잎뿐만 아니라 음식찌꺼기 등도 거름으로 활용한다. 균류는 개미들이 맛있어 하는 버섯으로 쑥쑥 자란다.

 

경험이 쌓인 소수 일개미는 비로소 굴 밖으로 나가 채집‧사냥에 나선다. 비 온 뒤 널브러진 불쌍한 지렁이 또는 먹다 흘린 과자 등을 바글바글 뒤덮고 있는 개미떼가 바로 이들이다.

 

일부 종은 놀라운 조직력도 발휘한다. 영국 BBC 산하 BBC스튜디오가 방영한 2007년 자연 다큐멘터리에는, 수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붉은열마디개미들이 서로의 몸을 엮어 부력(浮力) 높인 뒤 도강(渡江)하는 장면 나온다. 이들은 수면 아래 잠긴 동료들이 익사하지 않도록 뭉치를 빙글빙글 돌려 교대로 입수(入水)하면서 강을 건넜다.

 

일부 일개미는 거구(巨軀)에 큰 턱을 가진 병정개미로 태어난다. 이들의 역할은 두말 할 것 없이 ‘전쟁’이다. 평시(平時)에는 굴 안팎을 경비하고, 전시(戰時)에는 돌격대가 돼 상대 개미군집 등으로 ‘개돌’한다.

 

마치 조자룡(趙子龍)이 장판파(長板坡)에서 혈혈단신 창칼의 숲 뚫고 아두(阿斗)를 구했듯, 병정개미들은 제 몸 하나 돌보지 않고 턱‧침의 숲 돌격해 적군 일개미들을 무참히 두 동강 낸다. 치악력(齒握力)은 어마어마해서 일부 지역 원주민들은 병정개미를 의료용으로 쓰기도 했다. 벌어진 상처를 물게 해 봉합한 뒤 몸통을 떼어내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병정개미들이 길을 뚫으면 그 뒤로 동군(同軍) 일개미들이 물밀듯 들어와 적진 탁아소‧식량창고 등을 약탈 또는 초토화하고 여왕개미의 목을 벤다.

 

상대를 멸족(滅族)시킬지 아니면 노예로 부릴지 등 성향은 종마다 다르다고 한다. 무사개미는 이웃 개미굴을 턴 뒤 포박해 끌고 와 이집트에 끌려간 이스라엘 민족마냥 노복(奴僕)으로 쓴다. 반면 주름개미는 일단 물리적 담소(談笑)에 돌입하면 한쪽이 다 죽어 시체로 산을 쌓을 때까지 박 터지게 싸운다. 물론 평화(?)를 호소하는 반전(反戰)주의 히피(Hippie) 개미들도 있다.

 

유충(幼蟲)은 하는 일 없이 기저귀 찬 채 온종일 떼굴떼굴 뒹굴며 먹고 자고 쌀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성충(成蟲) 개미는 구강(口腔) 구조상 고체로 된 먹이를 먹을 수 없다. 학계에선 진위여부 이견(異見)이 오가지만, 때문에 고형(固形) 음식을 우선 유충에게 먹이고서 죽처럼 된 유충 ‘응가’를 받아먹는다고 한다. 성충 개미들은 서로의 모이주머니에 보관한 이 맛난(?) 응가를 나누기도 한다.

 

“역천자(逆天者)는 단두대로”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개미사회는 근세까지의 인간세상과 같은 계급사회로 보인다. 필자도 앞서 계급사회란 표현 썼지만 사실 여기엔 어폐(語弊)가 있다. 개미사회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수직구조가 아닌, 역할을 철저히 분업하면서 시위소찬(尸位素餐) 즉 밥값 못하는 이는 신분막론 처단하는 수평구조이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숙청은 그야말로 무자비하다. ‘하루하루 알 낳는 기계’ 여왕개미는 특히 처벌 1순위다. 어느 순간부터 알이 생산되지 않을 경우, 즉 여왕개미가 태업(怠業)하거나 임무수행 능력 상실할 경우 동족(同族) 일개미들은 인정사정없이 그 머리채 잡고 왕궁(王宮)에서 끌어낸다.

 

폐위된 여왕개미는 그 자리에서 단두대에 오르거나 굴 밖으로 내쫓긴다. 결혼비행 빼고 세상구경 못했던 여왕개미 기다리는 건 비정한 약육강식(弱肉強食)의 생태계다. 야생(野生)에는 이름부터가 개미핥기인 동물 등 포식자들이 차고 넘친다. 명주잠자리 애벌레인 개미귀신은 은밀한 함정 파놓고 탐스런 먹이가 걸려들길 기다린다.

 

남은 일개미들은 새로운 공주개미를 구심점으로 받들고 결혼비행을 종용(慫慂)한다. 새 여왕개미도 의도적이든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든 피치 못할 사정이든 뭐가 됐든 밥값 하지 못해 공동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경우 언제든지 단칼에 처분된다.

 

그 수위가 지나치다 아니다는 각자의 판단 몫이지만, 하다못해 개미사회도 이처럼 각자 구실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인간사회는 정반대다. 여권(與圈)의 ‘거니(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왈 어떤 일이나 사태의 미묘한 상황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이란 뜻‧특정인물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는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여권 일각에선 주가조작 연루의혹 등 사면서 여당 이미지를 나락으로 몰고 가는 고위층인사 배우자 A씨 이름을 딴 동물법안 추진 등 아첨만 횡행한다. 한 정부부처 장관(長官) 후보자는, 여권 일각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A씨 ‘절친’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14일엔 고위층인사 B씨 측이 여당 지도부의 인력차출 요청을 승낙하는 등, 마찬가지로 여권 일각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대놓고 총선공천(公薦)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 제기됐다.

 

개미만도 못한 이러한 장관(壯觀)에 적잖은 내년 총선 여론조사에선, 물론 정권안정론 결과도 있지만, 정권심판론에 무게 싣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필자가 하루하루 보고 겪는 실제 민생(民生)현장에서도 “저것들 왜 저러고 사는 거니” 등 목소리가 작지 않다.

 

만약 작금의 정치판이 제정신이었다면 A‧B씨는 직무유기(職務遺棄) 여왕개미 운명을 겪고도 남았을 터이다. 정치권은 어디 누구 놀이터‧왕궁‧워터파크‧축재(蓄財)파크가 아니다. 공복(公僕)의 일터다. 제발이지 정신 차려라. 개미 보기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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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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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dol7707

    그러면 저들은 개미가 없어지게 살충제 같은 제도를 만들 것 같습니다.

    거니는 잡아서 끌어 내려야 국민들이 편할 것 같네요.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9.15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누구라고 딱 집어 얘기하진 않겠지만, 문뭐씨 패밀리 출신들 때문에 폐당폐족 당하기 전에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인진 모르나 제가 한 때 몸 담았던 여연 내부소식 들으니 심각한 민심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 오주한
    ydol7707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마 개헌저지선도 못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한 50~60석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시뮬레이션 대로라면요?

    더불어민주당은 210~220석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9.15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조속히 물갈이든 정신차리기든 정상화된다면 긍정적 결과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연 자체 여론조사는, 저는 이미 떠난 몸에 진위여부는 알 수 없고, 공인된 조사기관도 아니라서 법적으로 상세내용 공표할 수도 없어 자세한 말씀은 드리기 곤란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상술했듯 여러 분석이 오가는 것으로 압니다.

  • 오주한
    ydol7707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윤석열이 있는 한 물갈이나 정신을 차릴 기회는 없습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당대표가 바뀌어서 반윤 선언을 하고, 친윤 세력 쫓아내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겠네요.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9.15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현 여권은 정상화, 야당은 헤쳐모여식 재창당 또는 제3지대에 의한 대체로 정상적 여야 균형 이루자는 게 제 소견입니다.

  • 풀소유

    부끄러움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

  • 풀소유
    오주한
    작성자
    2023.09.15
    @풀소유 님에게 보내는 답글

    마흔 넘게 한나라당 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하나의 정당 하나의 보수우파 정당 몸 담아오고 한 때 여연 등에서 나름 역할도 했던 입장에서(물론 언론사 정치부장 시절엔 공사 떠나 공공의이익 따라 객관적으로 일했습니다만), 당 보존이 제 개인적으론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