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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직 美 특작부대원이 말하는 ‘퀴어비즈니스’

오주한

“성소수자 세상은 이미 산업화” 주장한 크리스 벡

대구 퀴어축제 측, 더 이상 의혹‧비판 자초 말아야

 

美 최강 특작부대 해군 데브그루

 

데브그루(DEVGRU‧특수전개발단)는 미국 해군 특작부대다. 1962년 창설된 미 해군 네이비실(Navy SEALs) 6팀이 모체(母體)다.

 

네이비실은 미군 내에서 육군 그린베레(Green Beret) 등과 함께 ‘상남자 중의 상남자’들만 모인 곳으로 유명하다. 강도 높은 훈련‧작전 난이도로 명성 높은 해군 수중폭파팀(UDT) 등을 기반으로 하기에 그에 걸맞게 혹독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동반된다.

 

교육과정 중 특히 일주일 동안 잠도 안 재우고 뛰고 헤엄치고 구르게 만드는 지옥주(Hell Week)는 유명하다. 지원자 중 탈락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특작부대는 극소수 인원만으로 적진에 침투해 정찰‧선무공작(宣撫工作)‧사보타주(Sabotage) 등을 수행하고 퇴출해야 하기에 고강도 훈련은 필수적이다. 장병 한 명 한 명은 미합중국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데브그루는 그러한 네이비실 병력 중에서도 최정예만 선발된다. 참전경력만 해도 △1983년 그레나다(Grenada)침공 △1993년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 사살작전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Mogadishu)전투 △2009년 미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Maersk Alabama)호 피랍사건 △2011년 넵튠스피어(Neptune Spear) 즉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사살작전’ 등 화려하다.

 

“데브그루 출신이 성전환” 선전수단 된 벡

 

이러한 데브그루를 둘러싸고 2010년대 초 전미(全美)가 주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상사계급으로 전역한 크리스 벡(Chris Beck)이 ‘성전환’을 선언한 것이었다. 그는 데브그루 등 미 해군에서 20년 이상 복무하며 2003년 이라크전쟁(Iraq war) 등에 참전해 50개 이상 훈장을 받은 인물이었다. ‘상남자 중의 상남자’ 부대에서 활약한 역전(歷戰)의 용사의 커밍아웃 앞에 해군은 물론 많은 일반시민들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미 결혼해 자식까지 뒀던 벡은 실제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성소수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름까지 크리스틴 벡(Kristin Beck)으로 바꿨다. 그는 2013년 6월 CNN 인터뷰에선 여성복 입고 메이크업 한 채 등장해 “지금까지 나는 세 가지 삶을 살았다. 하나는 나의 여성적 정체성 속 삶, 다른 하나는 네이비실과의 비밀스런 삶, 나머지 하나는 아내‧자녀‧부모‧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삶이었다”고 말해 적잖은 성소수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벡은 전사공주(Warrior Princess)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펴내 적잖은 부수가 팔렸다. 2015년에는 메릴랜드주(州)에서 연방하원의원으로 출마해 민주당 하원 서열 2위였던 스테니 호이어(Steny Hoyer) 의원과 맞붙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년만인 지난해 말, 유명인이 된 벡은 돌연 탈(脫)성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이유로 천문학적 규모의 비즈니스가 된 ‘성소수자 산업’, 성소수자 문제 대중화(化)를 노리는 일부 관련단체들이 자신을 선전수단만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환멸감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7년 전부터는 호르몬치료도 중단했다고 고백했다.

 

벡은 지난해 12월 초 진행한 팟캐스트 등에서 자신의 이름은 다시 ‘크리스’라며 “지난 10년간 일어난 일들은 내 인생을 망쳤다. 과거의 나는 순진했고 정말 나쁜 방식으로 홍보수단으로 이용당했다”고 일갈(一喝)했다. 또 “나는 트랜스젠더(Transgender)가 아니었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그 의미를 알아내기도 전에 의사들이 내 삶을 망친 치료를 강요했다”고 호소했다.

 

벡은 특히 폭증하는 젠더클리닉(Gender clinic) 실태를 성토했다. 그는 남자아이들이 젠더클리닉에서 젠더 관련 발언을 하면 심리학자는 트랜스젠더라는 판단을 내리고 화학적거세를 위한 호르몬을 처방한다며 “이는 심리학자와 수술, 호르몬과 약물요법, 후속치료 사이의 수십억 달러짜리 산업이다. 미국에는 수천 개의 젠더클리닉이 생겨나고 있는데 각각 5000만달러(약 646억원) 이상을 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어이 해야 한다면 미풍양속만큼은 지켜야

 

오는 17일 대구 동성로에서 ‘제15회 동성로 퀴어(Queer)축제’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동성로는 대구를 상징하는 주요 상권이다. 따라서 하루에도 수많은 유동(流動)인구가 존재한다. 어린이‧청소년들도 유동인구에 포함됨은 물론이다.

 

퀴어축제를 두고 찬반은 엇갈린다. 찬성 측은 성소수자들의 권리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게 민주주의인가”라고 지적한다. 반대 측 입장의 요지(要旨)는 이것이다. ‘축제를 하려면 자기들끼리 하든가, 아니면 할 거면 최소한 미풍양속(美風良俗)을 해치는 퍼포먼스만은 하지 말든가’

 

이번 동성로 퀴어축제에서 어떠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전국 곳곳의 상당수 퀴어축제에선 ‘강력한 저항을 드러내는 표현의 한 부분’이라는 주장 하에 과도한 노출과 성기모양 제품 판매 등이 버젓이 실시됐다고 한다. 어린이‧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성소수자 관련 단체들의 이러한 입장이 고집되는 한 성소수자에 대한 성다수(多數)자들의 인식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크리스 벡의 경우처럼 “혹시 돈벌이를 위해 저러는 것 아니냐” “성전환 관련 특정 의료단체와 손잡고 청소년 등에게 자극적 환상을 심어줘 코 묻은 돈 벌려는 것 아니냐”와 같은 의혹의 목소리가,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나올 수 있다.

 

퀴어축제 개최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퀴어축제를 단호히 반대하지만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結社)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21조도, 개헌(改憲) 등이 되지 않는 한,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다. 동성로 퀴어축제가 기어이 열려야 한다면, 주최측이 진정 성소수자들 인권을 위한다면, 민폐(民弊)만 끼친다는 비판을 자초(自招)해선 안 된다. 그러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돌아가는 건 ‘성다수자들’의 더더욱 커진 노도(怒濤)와도 같은 전체 성소수자에 대한 힐난, 퀴어축제 철폐 관련법 제정 등의 목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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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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