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공수처는 7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공직선거법 무죄 판단 부분 등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이 있어 보인다"며 "따라서 양형도 부당하다는 취지"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손 검사장도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손 검사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손 검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총선 직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재직할 당시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실명 판결문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김웅 의원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는 지난달 31일 손 검사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손 검사장이 직무상 취득한 개인정보, 형사사법정보 등을 누설했다며 특히 "익명 제보자에 대한 인적사항 등을 누설한 행위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공익 대표자, 인권 수호자,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시대에서 국민들이 검사에게 중요하게 요청하는 것은 권한을 법령과 양심에 따라 행사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검사의 정치적 중립과 사명, 의무는 헌법과 검찰청법 등에 명시돼 있기도 하다"며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 사안이 엄중하고 죄책 또한 무겁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로 기재된 손 검사장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도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첫 유죄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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