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타파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명이 걸린 '타깃' 공천이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등 벼랑 끝에도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운동권 청산론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퇴행적 세력 vs 미래지향 세력 대결 구도
30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날(29일)부터 공천 접수를 시작하면서 민주당 운동권 인사들의 지역구에 국민의힘 인사들의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여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난 대표적인 운동권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대결을 선언했다.
윤 전 의원은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퇴행적 세력'과 현 상황을 인식하고 미래 대안을 내놓는 '미래지향적 세력'의 대결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20년 민주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속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5분 연설로 전국적 공감대를 이끌어낸 인물임을 바탕으로 임 전 실장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의 심판을 시대정신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며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나"라고 지원사격했다.
과거 학생운동에 몸담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운동권의 잘못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해온 김경율 비대위원은 3선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에 나선다. 정 최고위원은 미국대사관저 점거·폭탄 투척 등 강성 운동권 출신이다.
김 비대위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진보 진영이 내세웠던 도덕적 가치들에 대해 누가 제대로 된 삶을 살았는지 한번 비교해 보자는 것"이라며 "정 최고위원이 최근 극단적인 (정치) 양태를 보여줬기에 자진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 강납갑 지역구를 두던 태영호 의원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옆 지역구인 구로갑은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운동권 정치인이자 4선 중진인 이인영 의원의 지역구인데, YTN 앵커 출신으로 국민의힘 영입인재인 호준석 비대위 대변인이 험지 타파를 위해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선 중진인 김민석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에는 부산 재선 출신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장관이 출마해 중량급 인사들 간 대결이 성사됐다.
전대협 6기 의장대행을 지낸 박홍근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을에는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희대 총학생회장으로 현재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서울 강북갑에는 전상범 전 부장판사가 운동권 청산을 위해 나섰다.
험지 넘어 메마른 땅에서도 도전 이어질 듯
1987년생으로 30대인 김재섭 전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4선에 나서는 인재근 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 인 의원은 운동권 대부로 통하는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화운동을 한 인물로 '70대 여성 대 30대 남성'의 대결이 성사됐다.
이른바 운동권 '자객 출마'는 한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다. 표면적으론 시스템공천을 강조하지만, 민주당 운동권 주류가 버티는 지역은 대부분 당의 험지인 데다 인물 한두 명만으론 운동권 청산이라는 메시지를 유권자에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원식 서울 노원을 △전해철 경기 안산상록갑 △홍영표 인천 부평을 △김경협 경기 부천갑 등 국민의힘 험지를 넘어 '메마른 땅'이라고 평가되는 지역들에서도 깜짝 자객 공천으로 판세에 변화를 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과거를 반성하며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변화를 하려 몸부림을 치고 절실함을 갖고 국민 설득하고자 하는 우리 여당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낡은 이념과 방탄을 목적으로 모든 것을 정략적으로만 해석하고 발목 잡기 하는 운동권 야당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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