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회에 걸쳐 법정기한 내 하도급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기재사항을 누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DL주식회사(구 대림산업)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박혜정 판사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DL 법인에 대해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DL 법인은 2015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중소기업에 제조·건설위탁을 맡기면서 총 1300여회에 걸쳐 하도급계약서를 정해진 법정기한 안에 발급하지 않고 대금 지급방법 등 계약서에 법정기재 사항을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2015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640여회 법정기간을 초과해 선급금을 지급하면서 1억2000만 원의 지연이자를 미지급한 혐의와 하도급대금을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어금대체수단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제해 수수료 79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2015년 10월부터 2018년 7월까지는 총 55회의 원도급계약 대금 증액이 있었음에도 8900만 원의 추가 하도급 대금을 증액하지 않고 추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법정기한이 지나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어음대체 결제 수단을 이용해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에 법정기간을 초과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경우 상환기일까지 기간에 대한 수수료를 수급 사업장에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8월 DL에 하도급대금과 선급금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계약서 발급을 법정기한 안에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과징금 7억3500만 원을 부과했다. 다만 DL의 자진시정, 제도개선 등을 고려해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5월 이 사건 피해 중소기업의 수가 많다는 이유로 '제12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DL을 검찰에 고발할 것을 공정위에 요청했고, 공정위는 6월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검찰은 2022년 2월 7일 DL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이날 "대부분의 각 계약에서 직원들이 복잡하고 촘촘한 하도급법을 잘 알고 준수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담당 직원은 착공 전까지 계약서에 서명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착공일 전까지 서명 완료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이어 "2019년 기준 시공능력 평가액이 전국 3위 대림산업이 건설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하도급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수급 사업자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여러 수급 사업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기도 했다"며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서면 기재사항 누락 714회 ▲선급금 지연이자 미지급 15회 ▲어음대체 결제 수수료 미지급 409회 등 총 1138회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고 면소를 선고했다. 형사소송법(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하도급법에 따라 벌금형에 해당하는 경우 공소시효는 5년이다.
어음대체 수수료 미지급 혐의 가운데 일부는 세금계산서 발행일, 하도급 대금 지연 내역란 등 내용을 알 수 없어 공소사실 특정이 어렵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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