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를 끌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지난달 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부분 청산됐지만, '위안 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흥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가면서 위안화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 RBC)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비둘기파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위안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을 매수하는 위안 캐리가 더욱 탄력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리 차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이달 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3년간 이어진 일본의 저금리로 대출 상환비용이 낮아지면서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엔화를 빌려 멕시코 채권,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나 비트코인 등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엔화 차입비용이 제로(0)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면서 투자자들은 빠르게 주식 등 자산 처분에 나섰고, 그 여파로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를 포함해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반면 중국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과 중국 공산당의 부동산·내수 활성화 의지에 대한 비판적 평가 아래 사실상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했다.
RBC의 앨빈 탄 아시아통화전략팀장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려고 하면서 위안화 강세를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에 신흥시장 통화 바스켓에 대해 위안화를 매도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민은행은 앞으로 몇 달 내로 통화정책을 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 그런 신호도 보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위안화를 빌려 8개 신흥시장 통화 바스켓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이번 분기 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 캐리가 7% 급락한 것과 비교된다.
위안 캐리와 엔 캐리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위안화의 경우 중국 당국이 경제 통제를 위해 외화 유출입을 제안하기 때문에 원하는 금액만큼 모두 환전할 수는 없다. 즉 위안 캐리 규모는 자동으로 제한되는 것이며 위안화 가치의 안정성까지 보장되는 셈이다.
또한 엔 캐리 자금은 해외의 광범위한 대상에 걸쳐 투자되지만, 위안 캐리 자금은 대부분 달러화로 환전돼 투기 세력보다는 주로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이 보유하기 때문에 더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맥쿼리에 따르면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은 2022년 이후 50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티그룹의 더크 월러 등 전략가들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옵션 시장에서 멕시코 페소와 브라질 헤알에 위안화와 엔화로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골드만삭스와 노무라홀딩스도 중국의 어려운 거시경제 여건과 미국 달러 약세를 이유로 다른 통화로 구성된 무역 가중 바스켓에 대해 위안화를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中, 위안 캐리 청산 가능성에 선제 조치 나서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에 급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금 수입 제안 완화 등 미묘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약달러 기조에 맞춰 기준 환율을 올리면서도 위안 캐리 청산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해 선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지난주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고객의 외환 환산비율(수출업체가 수입액 중 위안화로 환산한 비율)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또한 인민은행이 7월까지 3개월 연속 금을 매수하지 않다가 8월 중순 들어 금 수입 할당량을 늘린 것도 위안화 강세를 의식한 조치로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인민은행의 금 수입 조치는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때 축소된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지난해 초부터 성행했던 위안화 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염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가 급등하면 위안화 캐리 자금이 대거 청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기준 환율을 고려했을 때 중국 당국이 단순히 위안화 상승을 저지하기보다는 변동성을 억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게리 응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덜 우려하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26/20240826003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