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2명을 뒤늦게 추천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 연일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통위를 돌연 여야 2대2 구도와 4인 체제로 만들려는 의도를 '정치공작'이자 '재판개입'이라고 지적했다.
22일 정치권에서는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줄곧 후임 추천을 미뤄왔던 민주당이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야당 몫 방통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뒤늦게 야당 몫 방통위원 2명을 추천해 다시금 가처분 재판에 영향을 주려고 하고 있다"며 "정치공작이자 재판개입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방통위를 4명 구도로 만들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새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임명건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한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국회 추천 몫 3명(여당 1명·야당 2명)의 방통위원 자리가 공석이 된 이후 1년 가까이 2인 체제로 운영됐다. 당시 최민희 방통위원 후보가 자진사퇴한 뒤 민주당이 후임 추천을 미루면서다.
민주당은 줄곧 2명인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문제삼으며 4명으로 늘리는 방통위법(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강행하기도 했다. 특히 2인 체제에서 MBC의 대주주 방문진 신규 이사진을 임명한 것에 대해 적법성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춘 듯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본부장을 지낸 조능희 등 현직 방문진 이사들은 새 이사 선임을 두고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오는 26일 가처분신청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민주당이 2명의 방통위원을 추천하겠다고 하자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안에서 정치 갑질로 행정부를 겁박하는 것도 모자라 위법적 청문회를 남발하면서 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재판 개입 시도까지,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드는 헌정 파괴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진정 5인 체제의 방통위로 복원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철회하고 방통위법에 따라 여야 합의하에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로 국회 추천 3인을 함께 의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방송 장악을 위해 국회 권력을 남용하면서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려는 정치 공세를 당장 멈추고 단통법, AI법 등 과학정보통신방송의 산적한 입법 현안을 해결하는 과방위 본연의 역할애 매진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통위원 추천 움직임에 대해 재판개입 외에도 갈등 조장 의도를 지적했다.
과방위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형두 간사의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1명 방통위원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의결해주실 거죠'라는 질문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면서 "만약 야당 몫 2명만 의결하고 여당 몫 1명은 의결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라면 경악할 일"이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2인 체제 불법성을 주장할 명분이 없다는 게 드러나니까 4인 체제로 만들어서 2대2로 의결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려는 꼼수까지 쓰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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