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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부부·5형제 첩보원 등 6·25 비정규군 공로자 1792명에 176억원 지급

뉴데일리

국방부는 6·25전쟁에 비정규군으로 참전해 공적을 세운 1792명에 대해 176억원의 공로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 비정규군 공로자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임천영 변호사)는 최근 '6·25 비정규군 보상법' 시행 후 약 1년간 14차례에 걸친 심의를 통해 1792명을 6·25 비정규군 공로자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공로 당사자 및 유족에게 총 176억원의 공로금이 지급된다.

6·25 비정규군 보상법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미군 소속으로 참전, 적 지역에 침투해 첩보수집 등 활동을 한 사람들의 공을 인정하기 위해 지난 2021년 4월13일 제정됐다. 국방부는 같은 해 10월 '6・25 비정규군 보상지원단'을 설치해 공로자 발굴 및 조사해왔다.

6·25전쟁 비정규군은 주로 미군부대 소속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극동군사령부 한국연락처 '켈로부대(Korea Liaison Office)', 주한 유엔군 유격부대인 '8240부대', 미 중앙정보국 첩보부대인 '영도유격대', 미 극동공군사령부 첩보부대인 '6004부대'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미군 소속이라는 이유로 법 제정 이전까지는 국가유공자 예우를 받지 못했다.

켈로부대 소속이었던 이철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서진철 역, 배우 정진호)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의 판도를 바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항 진입을 돕기 위해 팔미도 등대를 탈환, 261척의 함대를 한반도로 안전하게 인도한 '팔미도 탈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핵심요원이다.

또 유엔군이 북진할 때 평양 일대에 첩보기지를 구축하고서 중공군 참전 상황과 같은 핵심 정보를 미군에 알리기도 했다. 켈로부대 첩보부대장 및 교육대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첩보 활동 및 첩보원 양성에 있어 큰 업적을 남겼다.

'인천상륙작전 첩보원 부부', '5형제 첩보원', '母子 첩보원'

특히 이철씨는 6·25 전쟁 초기 인민군에 점령당한 서울에 침투해 첩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당시 첩보기지를 구축한 장소가 최상렬씨의 집 지하실이었다. 이철씨와 최상렬씨는 인민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난민 부부 행세를 했다. 그러던 중 사랑이 싹트면서 1951년 11월30일, 서울시장 주례로 다른 11쌍의 첩보원 부부와 함께 합동결혼식을 갖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부의 장남인 이성훈 씨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부모님이 자랑스럽고 국가가 이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미군 8240부대 예하 유격부대인 울팩(Wolfpack)부대에 소속됐던 5형제도 비정규군의 대표 사례다. 장남인 고 이영일씨부터 차남 고 이영이씨, 삼남 이영걸씨, 사남 고 이영우씨, 오남 이영익씨까지가 모두 비정규군으로 활동하면서 국가와 나라를 지켰다.

황해도 연백군에서 태어난 이들은 6·25전쟁 중 울팩부대에 입대해 비군인 신분으로 적 지역인 황해도 일대에 침투, 첩보수집 및 유격활동을 수행했다. 울팩부대는 강화도 교동도에 사령부를 두고 옹진반도 동쪽 및 남쪽에서 한강 어귀와 인천 앞바다를 관할했다.

특히 차남인 고 이영이씨는 울팩1부대 대대장을 맡아 1951년 3월부터 12월까지 수차례 개성 인근 개풍군 일대에 침투해 개성탈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육군 장교로 임관하기도 했다.

삼남인 이영걸씨는 "6·25 전쟁이 발발하고 형님들과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조국을 위해 수많은 유격전을 실시하고 고향을 수복하고자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먼저 고인이 되신 형님과 동생이 자랑스럽고 그립다"고 전했다.

모자(母子)가 함께 첩보활동을 한 사례도 있다. 켈로부대원 고 박정숙씨는 1949년 켈로부대 창설 초기부터 첩보원으로 활동하면서 피난민 또는 행상인으로 위장해 인민군 관련 첩보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안타깝게도 6·25전쟁 발발 5일 전 소지하고 있던 인민군 첩보 보고서가 발각돼 포로로 잡혔고, 전쟁기간 동안 납북 또는 처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정숙씨의 위패는 현충원에 모셔져 있다.

그의 아들인 고 윤종상씨는 첩보원으로 활동했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미 8240부대 예하 울팩2부대에 입대해 황해도 연백군 봉화리 전투 및 경원선 철로 파괴 등 다수의 유격작전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윤종상씨의 아들인 윤철씨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이 소식을 들으셨으면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할머니와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럽고 이분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비정규군 공로자 중 형제 사례 12건, 부부 사례 24건, 부자 또는 모자 사례 2건 등을 확인해 공로금을 지급했다. 군 당국은 비정규군 공로금 신청 기한이 오는 10월16일로 마감되는 만큼, 온·오프라인 홍보에 집중하는 동시에 대한요양협회・대한노인회・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임천영 위원장은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헌신한 비정규군 공로자를 한 분이라도 더 찾고 공로를 인정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로자 대부분이 85세 이상의 고령자임을 감안해 신속한 보상으로 이분들의 명예회복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3/30/20230330000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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