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권도형 테라폼랩스 파산 승인 … 최소 2천억원대 지급 추산

미국 법원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파산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 델라웨어주의 파산법원 판사 브랜던 섀넌은 이날 테라폼랩스의 파산계획을 승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추가 소송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테라폼랩스 측은 파산청산의 일부로 가상화폐 구매자들과 다른 투자자들에게 최소 1억8450만달러에서 최대 4억4220만달러(약 2445억~5886억원) 사이의 금액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테라폼랩스는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44억7000만달러(약 5조9496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SEC는 테라폼랩스가 파산청산 일부로 가상화폐 손실보상청구를 먼저 해결한 뒤 벌금 등을 납부하는 데에 동의한 바 있어 파산청산금은 거의 징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라폼랩스 측은 현재 청산과정에서 보상받을 자격이 있는 가상화폐 손실 전체금액을 추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SEC는 2021년 11월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투자손실을 입혔고, 이런 사기 피해금액이 최소 40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을 심리한 배심원단은 재판 끝에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의 책임이 있다는 평결을 내렸고,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2단계 재판이 열리기 전에 SEC와 합의하기로 했다.

권 대표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UAE 등으로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위조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 구금돼 있다.

미국 뉴욕 검찰은 지난해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자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그를 형사 기소했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도 기소된 상태다.

한국과 미국 사업당국 모두 몬테네그로 정부에 그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권 대표의 신병이 어디로 인도될지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