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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이벤트 시]코코아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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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대한민국

코코아 한잔

 

 

겨울 독서에는 고통이 따른다.

 

책 양 날개에 접혀진 손가락

절인 배추처럼 핏기 없이 한 겨울 얼어있었다.

 

탁자 위에 책을 뒤집어 텐트를 쳤지만,

이내 쇼파에서 궁둥이를 들자 무너져 내린다.

 

작은 찻잔 보다는 양손 가득 쥘 머그컵으로

깊고 진한 원두 보다는 한 숟갈 코코아로

 

머그컵 속 코코아 산, 물에 잠기고

코코아빛 하늘엔 코코아 구름이 떠도는 구나.

 

뜨거운 코코아 너무 조급해말자.

향기로 코를 녹이고, 머그컵과 악수하며

고양이처럼 날름날름 연애를 해보자.

 

뒤집어둔 책, 남은 페이지 잊고

코코아 한잔에 취해보자.

 

짧았던 사랑, 미련은 없었다.

쇼파에 스며들어 꿈에서

다시 만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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