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가수 김연자 노래를 듣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래의 유행을 금지할 목적으로 가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단속에 나선 건 이례적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최근 "며칠 전 도 안전국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남한 가수 김연자의 노래를 원천 차단하라는 총비서의 비준 과업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주민이 그 가수의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기에 취해진 조치로 안다"며 "일부에서는 선대(김정일)가 좋아했던 노래까지 모두 없애라며 사법당국을 내세운 당국의 행태에 할 말을 잃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연자는 2001~2002년 평양에서 열린 '제19·20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그는 공연에서 '칠갑산'과 '정선아리랑', 북한 노래 '휘파람'과 '임진강' 등을 부르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북한 관객들과 함께 열창했다.
김연자는 김정일이 가장 좋아했던 가수다. 김정일이 그를 별장에 초대하기 위해 특급열차를 보낸 사연도 유명하다.
김연자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김정일과 같이 집으로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며 "처음에는 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제가 혈액형을 물어봤다. 근데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엄청나게 보더라. 알고 보니 혈액형 묻는 게 금기였다"고 회상했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한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 통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RFA는 2021년 11월 북한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몰래 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하고 해당 드라마를 복제해 판매한 주민을 총살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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