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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원순 사건에 '꿀먹은 벙어리' 된 좌파 여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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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시로티나 연예인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0/07/16/2020071600200.html

 

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침묵·조롱… '피해자'는 없고 '내 편'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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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여성 인권'을 외치며 국내 미투 운동에 힘쓰던 진보 진영의 여성 인사들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미투 운동'에 앞장서 온 좌파 여성 인사들이 한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여성 인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온 이들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엔 마치 짠 듯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여성 문제 마저도 진영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투 앞장서던 서지현·임은정 검사 침묵

2년 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미투 운동 1호'로 평가받는 서지현 검사는 지난 7일 법원이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하자 "권위적인 개소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검사는 현재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을 역임하고 있다.

그러나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전 시장에 대해선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 검사는 지난 13일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를 냈으니 책임지라 했다"고 말한 뒤 뜬금없이 "공황장애로 한 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다.

2003년, 2005년 두 차례 '상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했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역시 의견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검사는 "검사 게시판에 글을 쓴 것이 징계 사유 중 하나였고, 내부망과 페이스북에 글을 쓰면 징계하겠다는 검사장 경고에 한참을 시달렸다"며 "앞으로도 아는 만큼만 말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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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현 검사 성추행 피해 사건을 당시 검찰 내부에서 덮었다는 의혹을 주장한 임은정 검사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018년 2월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성범죄 강경 대응하겠다던 추미애·진선미·정춘숙·남인순, '선택적 침묵'

성범죄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던 추미애 법무장관도 '선택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4월 n번방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의 대응이 너무 미온적이었음을 반성한다"며 "성범죄 전체에 대해 끝까지 범인을 추적해 반드시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던 그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말문을 닫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처음 '미투 사건'이 불거졌을 때 "현역 정치인 등 사건에 연루된 모두를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며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도 다르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진선미 의원과 여성인권운동가 출신인 정춘숙 의원,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출신으로 민주당 젠더폭력근절대책TF 단장을 맡고 있는 남인순 의원 모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과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이들은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4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내는 데 그쳤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좌파 진영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도 모자라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향한 '2차 가해'도… 여가부는 정부 눈치보기 급급

대구지검 진혜원 검사는 피해 여성이 기자회견을 한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수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몇 년 전 종로에서 평소 존경하는 분을 발견했다"며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고 조롱했다.

서울시 산하 tbs에서 시사 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더 룸'을 진행하는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14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피해자에 대해 "4년 동안 대체 뭘 하다 이제 와서 갑자기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신고를 했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도 왜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묻고 싶다"며 고소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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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검 진혜원 검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 여성이 기자회견을 한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수합니다"라고 조롱했다. ⓒ페이스북 캡쳐

 

여성가족부도 현 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여가부는 지난 14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를 '피해자'가 아닌 '고소인'으로 지칭했다. 이를 두고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주무 부처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일자 16일 A씨를 '피해 호소인'이 아닌 '피해자'로 본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기관에 따라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런 진보 진영의 행태를 두고 "내로남불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이 외치던 공정과 정의가 결국 내 편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민낯… 피해자는 없고 내 편만 있다는 내로남불"

김정희 바른인권여성연합 공동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든 것을 진영 논리로만 보고, 우리 편이 잘못하면 무조건 감춰야 한다는 게 진보의 성향인 듯 하다"며 "박 전 시장 옆에 있던 피해자는 이런 분위기를 더 잘 알았기 때문에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의 자살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이런 현실에서 앞으로 누가 내부고발을 할 수 있겠느냐"며 "자유민주주의 원칙 안에 있는 법치국가인 우리나라의 모든 법치가 무너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진보진영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그들의 정의는 '피해자는 없고 내 편만 있다'는 선택적 정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가치관이 확립돼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라며 "얘기가 상황따라 왔다갔다 하는 건 결국 정치를 한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노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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