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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반쪽`만 위했던 문 대통령의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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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이 이제 1주일 남았다. 지난 5년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매우 상반된다. 먼저, 북핵 문제와 코로나19라는 국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무난하게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국면에서의 3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재임기간의 최고 순간으로 기록된다.


지난 3월 김정숙 여사의 옷값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으나 친인척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된 경우도 없었다. 이를 반영하듯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여전히 43%를 넘나든다. 한때 지지율이 29%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평균 40% 이상의 긍정평가를 받았다. 그런 면에선 문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체제 이후 5년 만에 권력을 내준 첫 번째 대통령이다. 1987년 이후 집권세력은 적어도 10년,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의 최대치만큼 집권해왔다. 보수세력은 지난 2017년 탄핵정국의 적폐청산 구호 아래 거의 파산했다. 재기가 불가능해보였다. 그래서 2018년 이해찬 당 대표가 내걸었던 '20년 장기집권 계획'은 제법 그럴 듯한 전망이었다.

하지만 허망한 바람이었다. 20대 대선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신승으로 귀결되었다.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한 것은 문 대통령만의 잘못은 아니다. 민주당의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개인적 흠결과 국민적 거부감도 크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집권 5년 만에 이뤄진 권력이양은 문대통령과 그의 정책들이 국민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정책은 현 정부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7번인지, 28번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놓은 대책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공급 부족이라는 시장의 목소리를 세금으로 누르고 또 눌렸다. 시장의 내성을 키우는 정책이었지만 오기에 가까울 정도로 집요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투기적 탐욕과 불필요한 가수요 탓으로만 돌렸다. 용감한 아마추어리즘 정책의 연속이었다.

그러는 사이 서울의 집값은 40% 이상 올랐다. 자산의 양극화가 이뤄지면서 부자와 빈자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파산했던 야당에게 부활의 원동력이 되었다. 결국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패배를 당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은 세계적 추세라는 정부의 해명은 패자의 구차한 변명으로 변했다.


국민 통합의 측면에서도 문 대통령은 실패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을 진정한 국민통합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섬기겠다는 약속은 사라지고 반쪽만을 위한 정책이 반복되면서 '통합과 공존'의 기치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지난달 25일 방영된 JTBC의 '대담: 문재인의 5년' 프로그램에서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우리'와 '저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문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보면 늘 저쪽(국민의힘)이 항상 더 문제인데, 저쪽 문제는 가볍게 넘어가고, 이쪽은 작은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것도 한편으로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갈라치기 사고가 대통령의 언어로 확인된 것이다.

어쩌면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만을 위한 대통령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20대 대선 다음날인 지난 3월 10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대(對)국민 메시지를 대독하다가 울음을 터뜨린 것도 이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대통령'(大統領)이란 단어는 군대의 장군이나 무리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통령'에 큰 대(大)자를 덧붙인다.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여러 무리를 통솔하라는 의미다. 선거에서는 정당의 대표로서 치열한 다툼을 하더라도 선거 후에는 정당을 떠나 전체 국민을 위해 일 해달라는 당부이다. 국민은 늘 그런 대통령을 원해왔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정당 지도자일 뿐이다.


출처: http://naver.me/5AqpUD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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